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지난 3월14일 화이트데이를 맞아 국내외 사업장에 근무하는 여직원 5500여명에게 사탕과 초콜릿이 담긴 깜작 선물을 보냈다. 금박 포장상자엔 '다가오는 새 봄과 같이 활기찬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라는 박 회장의 메시지도 적혀 있었다. 박 회장의 '직원 챙기기'는 여초 기업인 아시아나항공 사장으로 재직할 때 시작됐다. 설 추석 등 명절에 더 바쁜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김포공항 인천공항 등을 예고 없이 방문해 직원들의 손을 일일이 잡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최고 경영자의 방침에 따라 금호아시아나는 임직원들의 가족까지 챙기는 '금호아시아나 가족' 개념의 일터를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주부대학,부부동반 워크숍 등을 개최하는 한편 명절 때 CEO가 직접 현장을 찾아 격려하며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있다. 2003년부터 시작된 '금호아시아나 주부대학'은 가족교육을 통해 회사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고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한 것이다. 테마특강,건강특강,야외행사 등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 행사는 상ㆍ하반기 각각 6차례 열려 직원들과 가족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초일류 금호아시아나인 부부동반 워크숍'도 직원 기살리기 프로그램의 하나다. 올해는 초일류 금호아시아나인으로 선정된 직원과 부인 136쌍을 금호 설악리조트에 초청,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매년 11월엔 '품질경영대회' 수상자를 부부동반으로 특급호텔에 초청,격려하는 행사도 마련된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가족들을 함께 초청하면 직원과 가족이 모두 회사의 일원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계열사 중에선 아시아나항공이 개최하는 맥주파티 '아시아나 플라자'가 돋보인다. 올해는 박 회장과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사장 등 전 임직원이 참가한 가운데 9월 중 열린다. 1000여명이 참석하는 이 행사는 직원들로 구성된 10여개 팀이 노래 춤 등 장기자랑을 펼치기도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직원들의 창의적인 의견과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매년 2번씩 '오픈 플라자'라는 행사도 개최한다. 사무실을 벗어나 영화관 찜질방 노래방 공원 유원지 등에서 편한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여름 직원들에게 무료로 아이스크림과 슬러시를 제공한 '쿨 서머 이벤트'가 큰 호응을 얻음에 따라 올해도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해엔 여름 성수기에 본사와 공항,격납고 등 13개 장소에 아이스크림 냉장고를 마련,직원들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