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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라이프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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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 정약용의 제자 황상은 스승의 은혜를 잊지 못해 꿈속에서도 통곡했다고 한다. 어느 날 황상이 "자신이 너무 둔하고 앞뒤가 막혀 답답한 사람"이라고 한탄하자 다산은 "외우는 데 민첩하지 말고 글 짓는 데 들뜨지 말며 깨달음이 거칠지 않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쉼없이 부지런히 살아가야 한다는 얘기를 되짚어 말한 것이다. 다산의 이 한마디를 평생 가슴에 새기며 마침내 황상은 걸출한 문장가로 이름을 떨쳤다. 스승의 인품이,스승의 한마디가 제자를 거듭나게 하는 경우는 허다하다. 조선 중기의 고승인 소요(消遙) 태능이 스승 청허(淸虛) 휴정의 문하에서 선(禪)을 하고 있을 때,소요는 떠날 결심을 한다. 도저히 공부가 진전되지 않아서였다. 청허는 떠나는 소요에게 시 한 수를 써주었는데 '소를 탄 사람이 소를 찾고 있으니 얼마나 우스운가' 하는 요지였다. 오랜 방황 끝에 돌아온 제자는 스승의 설명에 깨우침을 얻게 된다. '있는 그대로가 깨달음'이라는 것을. 이렇듯 도타운 정과 깊은 관심을 가진 스승만이 훌륭한 제자를 키워 낼 수 있다. 더 많은 사랑을 베풀고 학문의 지혜를 주는 스승일수록 문하생들의 감동이 크기 때문이다. 사제 간의 관계가 갈수록 메말라 가고 있다고 쓴소리가 나오는 요즘 부산의 동의과학대가 라이프 가이드(Life Guide) 제도를 도입했다는 소식이다. 형식적인 교수지도제에서 탈피해 학생의 학교 생활은 물론 졸업 후 생활까지도 지도하겠다는 게 골자다. 사제 간의 평생 휴먼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면서 교수는 일종의 멘토(mentor)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발상은 개인의 적성을 살리고 사회와 직장이 필요로 하는 교육을 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또한 '졸업이 곧 실업'이 되고 있는 현실의 타개책이 될 성도 싶다. 흔히 사제삼대(師弟三代)라고 한다. 사제 간의 관계가 매우 깊고 밀접해 내세에까지 이어짐을 일컫는 말이다. 스승이 없다고 한탄하는 시대여서인지는 몰라도 라이프 가이드에 대한 기대가 자못 크게 다가온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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