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간 전자상거래 300조 넘었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기업 간(B2B) 전자상거래 규모가 연간 300조원대를 넘어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B2B 전자상거래 규모는 300조500억원에 달했다.
2001년의 119조원에 비하면 세 배에 가까운 규모다.
우리나라 전체 상거래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1년 9.1%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19.1%로 껑충 뛰었다.
B2B 전자상거래는 구매의 투명성을 높이고 구매비용을 절감하는 이점이 있어 올해는 약 40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간 전자상거래는 질적인 면에서도 달라졌다.
2,3년 전만 해도 볼펜 복사용지 서류철 등 주로 소모성자재(MRO)만 거래했으나 요즘엔 철강 석유화학물 콘크리트 등 원·부자재가 주력품목으로 떠올랐다.
철강의 경우 2003년 7000억원에서 지난해엔 1조7000억원으로 급증했고,석유화학물 거래도 2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어 지난해 1조2040억원을 기록했다.
e마켓플레이스(전자장터)업체인 이상네트웍스의 조원표 사장은 "도입 초기에는 일부 자재에 한정돼 있던 전자상거래의 영역이 지금은 전기 기계 설비류 등 30만개가 넘는 간접자재는 물론 원·부자재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B2B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팽창한 것은 구매업체 판매업체 중계업체 모두에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청운대 경영학과 박종의 교수는 "B2B를 이용하면 구매자는 구매비를 절감할 수 있고 판매자는 새로운 판매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 내역이 모두 공개돼 기업의 구매가 투명해지는 점도 전자상거래의 장점으로 꼽힌다.
B2B 전자상거래 중계 시장은 2000년대 초반 '정보기술(IT) 거품'이 붕괴하면서 심각한 침체국면을 맞기도 했다.
B2B 시장이 뜰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사업을 시작했던 대다수 B2B 업체들이 2001년을 고비로 문을 닫았다.
이 때 살아남은 e마켓플레이스 업체들은 지금 B2B 시장이 살아나면서 호황을 맞고 있다.
아이마켓코리아 이상네트웍스 서브원 등은 중계 규모가 연간 1조원이 넘는 회사로 성장했다.
이 가운데 아이마켓코리아는 지난해 2조1000억원어치를 중계했다. 철강재만을 취급하는 이상네트웍스는 2002년 2998억원에 불과했던 중계금액을 지난해 1조7576억원으로 늘렸다.
물론 B2B 전자상거래의 90% 이상은 대기업들의 온라인 직거래가 차지한다.
대기업 중에는 자사의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을 협력업체로 확대해 생산이나 서비스에 필요한 원.부자재를 온라인으로 직구매하고 있다.
이 경우 e마켓플레이스의 중계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품목에 따라 e마켓플레이스를 활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만영 아이마켓코리아 사장은 "대기업들은 협력업체들과 온라인 직거래도 많이 하지만 MRO나 원·부자재를 e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며 "우리나라 1000대 기업 중 80%가 e마켓플레이스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2B 성장에는 정보통신망 결제시스템 등 인프라 구축이 큰 역할을 했다.
실시간으로 주문하고 수주할 수 있는 네트워크와 결제시스템이 완성되면서 B2B에 대한 신뢰가 커졌다.
신용보증기금이 2002년 보증한도를 확대한 것도 한 몫을 했다.
신용보증기금이 B2B로 구매하는 업체에 대해 보증 한도를 대폭 늘리자 시중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가세했고 'B2B구매자금 대출'을 이용하려는 기업들이 몰려 순식간에 거래 규모가 연간 200조원을 넘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