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채 수익률이 더 떨어지면 기존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을 더 싼 이자로 바꾸는 대출전환(리파이낸싱)이 급증해 국채 수익률을 더 하락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재 3.9%대인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이 추가로 하락할 경우 고정이자율로 모기지론을 받은 주택 소유자들이 이자를 줄이기 위해 모기지 리파이낸싱에 나설 것이라며 7일 이같이 보도했다. 이럴 경우 국채 수익률 하락-리파이낸싱 급증-주택저당증권(MBS) 보유자들의 국채 매입 증가-국채 수익률 하락이란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금융 컨설팅업체인 FTN 파이낸셜의 모기지 스트래티지스트 월터 슈미트는 "모기지론을 중도 해지할 경우 모기지론을 기초로 발행된 MBS의 상환기간이 짧아져 MBS 투자자들이 상환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국채 10년물처럼 만기가 긴 안전자산을 편입하려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국채 수요를 증가시킴으로써 국채 가격 상승(수익률 하락)을 초래할 것이란 설명이다. FT는 미국에서 30년 만기 모기지론은 10년물 국채 수익률을 기준으로 이자율을 정하고 있어 현재 3.9%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모기지 금리로는 5.5%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지난 2003년 30년 모기지 금리가 5.2%로 낮아지자 리파이낸싱이 급증했던 점을 들어 이번에도 국채 수익률이 3.9%보다 낮아지면 제2의 '모기지 리파이낸싱 붐'이 불 것이라고 전망했다. MBS를 비롯해 모기지 관련 채권 발행잔액은 지난 3월 말 현재 5조5000억달러로 국채발행 잔액(4조달러)을 크게 웃돌고 있어 금융시장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미국 모기지제도는 중도에 해지하더라도 해지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주택소유자들은 금리가 크게 내려가면 이자가 싼 모기지로 갈아 탈 가능성이 크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