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기피 목적의 국적 포기를 막기 위해 만든 새 국적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국내외에서 국적 포기를 신고한 사례는 2032명이며,이 가운데 253명이 국적 포기를 철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신청자 중 98.6%가 남성인 것으로 조사돼 국적포기가 병역 기피 의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시사했다. 법무부는 새 국적법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인 지난달 6일부터 새 국적법 시행 전날인 지난달 23일까지 국적 포기를 신고한 사람은 국내 1306명,국외 726명 등 모두 2032명이라고 발표했다. 법무부는 국내 신청자 중 국적 포기의사 철회자 229명을 제외한 1077명의 이름과 주소,호주 이름 등을 우선 이날자로 관보에 게재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나머지 국외 접수자 726명의 명단도 이번 주 내로 관보에 게재할 방침이다. 법무부 조사 결과 국내 접수자 1306명 가운데 남성은 1288명(98.6%)인 반면 여성은 18명(1.4%)에 불과했다. 연령별로는 15세 이하가 73%(958명)으로 가장 많아 부모의 의사가 국적 포기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됐다. 또 한국 국적 포기자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외국 국적은 미국이 1220명(93.4%)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국내에서 접수한 국적 포기자의 부모 직업은 상사원(643명),학계(351명),공무원(11명) 등의 순이었다. 법무부는 관보에 국적 포기자의 인적사항과 본적,주소,호주 이름,국적 이탈 일자 등을 게재했으나 호주의 직업은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달 4일 국회에서 의결된 개정 국적법은 병역의무를 이행했거나 면제 처분을 받은 경우 등에 한해 국적 이탈 신고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병역 기피 목적의 국적 포기를 사실상 차단하고 있다. 한편 개정 국적법의 국회 통과 이후 국적 이탈자가 급증하면서 국적 포기가 사회적 이목을 집중시키자 법무부는 지난달 31일까지 국적 포기 신청을 번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법무부는 "국적 포기자 중 병역의무를 이행할 의사를 가지고 국적 회복을 신청할 경우 허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