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니 中企' 틈새시장 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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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이 10억~20억원대에 불과한 초미니 중소기업들이 세계와 국내 틈새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전자레인지용 전구를 생산하는 수성공업(대표 김종휘)과 젖병소독솔을 생산하는 나이지베이비산업(대표 이상웅)이 그 주인공.
서울 성수동에서 전자레인지용 전구를 생산하는 수성공업은 연간 매출액이 20억원대에 불과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한눈 팔지 않고 틈새시장에서 한우물 경영을 해왔기 때문이다.
전세계 전자레인지용 전구 시장 규모는 연간 약 5000만개. 이 중 수성공업이 30%인 1500만개를 생산한다. 유리관 직경 20mm,25mm 일자형전구와 35mm 원형전구를 생산한다. 소비전력은 10~40W까지 다양하다.
전자레인지 내부를 환하게 밝혀주는 전자레인지용 전구는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본 메트로사의 독점 품목. 하지만 78년 설립된 수성이 84년 자체 기술로 전구를 개발하면서 양강체제를 구축하기 시작했고 90년대 들어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이후 시장점유율을 높이면서 97년께는 전세계 시장의 80%를 차지했다. 김종휘 대표는 "중국 기업들이 90년대 말부터 저가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점유율이 떨어졌지만 고급 전자레인지 시장에서는 우리 제품을 사용,세계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1위"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가전사를 비롯해 샤프 마쓰시타 산요 필립스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이 회사 제품을 사용한다. 인기비결은 2000시간이 넘는 긴 수명. 한번 설치하면 전자레인지가 고장날 때까지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전자레인지용 전구는 조리하는 동안 발생하는 진동과 충격에도 필라멘트가 끊어지지 않고 견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연간 매출액은 개당 단가가 100~160원에 불과해 20억원을 약간 넘는 정도다.
천안에서 젖병소독솔을 만드는 나이지베이비산업은 국내 시장 1위 업체다. 이 회사는 1980년 창업해 오로지 젖병소독솔만을 만들고 있다. 종업원 21명에 작년 매출액이 14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국내 젖병소독솔 시장점유율은 무려 70%. 연간 120만개인 국내 젖병소독솔 시장에서 85만개가 이 회사 제품이다. 보령메디앙스 베비라 아가방 등 국내 유명 유아용품 업체에서 사가고 있다.
이상웅 대표는 "국내 출산율이 매년 떨어져 생산량도 줄고 있지만 시잠 점유율에서는 확고하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이븐플로와 독일 아덱 등 유아용품사에도 수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작년 말 개발한 신제품인 실리콘 젖병소독솔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며 "매출은 적지만 최고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