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油 50달러 돌파..'경제 주름살' 더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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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원유 도입량의 80%를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두 달 만에 다시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하는 등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이 좀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원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원유값 급등으로 상당수 기업의 원가 부담이 높아짐에 따라 정부가 목표로 내건 올해 5% 성장은커녕 4%대 성장도 힘들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유가로 수출입 직격탄
7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중동산 두바이유는 6일 배럴당 50.01달러를 기록,지난 주말(3일)보다 0.89달러(1.8%) 올랐다.
두바이유는 지난 4월 초 처음으로 배럴당 50달러선을 돌파했지만,4월7일(50.16달러) 이후 두 달간 40달러대에 머물러왔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예년에는 2분기가 비수기여서 유가가 전반적으로 안정세였지만 올해는 수급 불안에다 하반기 중 등유 경유 등 난방유 재고 부족 우려까지 겹쳐 석유류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에 따라 올해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작년에 비해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올 들어 5월 말까지 무역수지(상품수지 기준) 흑자 규모는 103억3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120억9000만달러)에 비해 17억6000만달러(14.6%) 줄었다.
고유가로 인해 원유 수입가격이 10% 높아진 반면 석유제품 수출가격은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1% 상승에 그쳤기 때문이다.
두바이유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선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하반기엔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더욱 줄거나 자칫 적자를 기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해 4% 성장도 어려울 듯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1달러 오를 경우 경제성장률은 0.1%포인트 낮아지고,물가는 0.15%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두바이유 연평균 가격이 배럴당 33.6달러였던 데 비해 올 들어선 5월 말까지 43.3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 정도 수준이 유지된다고 가정해도 올해 연간 유가는 10달러가량 오르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성장률은 1%포인트 낮아지게 된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운용계획을 짤 때 유가를 배럴당 35달러로 잡았는데 최근 들어선 평균 45달러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한 부총리는 특히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정책 참여자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4% 수준에 머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 역시 걱정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들어 5월까지 정부 목표치인 3.1∼3.3% 수준에 머물렀지만 이달 들어 택시비 등 공공요금이 대폭 인상돼 낙관하기 힘든 실정이다.
더구나 올해 유가 상승분이 공산품 등 소비자물가에 이전된다면 하반기 물가상승률은 3%대 중반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