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증시의 최고 유망주로 꼽히며 한 달 넘게 반등장을 이끌었던 정보기술(IT)주가 최근 맥을 못 추고 있다. 업종지수는 3일째 종합주가지수 등락률을 밑돌고 있으며 매수 우위를 보이던 외국인들도 부분적인 매도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빨리 주가에 반영된 데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이라며 "좀 더 조정을 거치겠지만 하반기에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반등장 주역 IT주,벌써 꺾이나 7일 거래소시장에서 IT업종지수는 0.99%나 하락해 종합주가지수(-0.53%)보다 2배 가까이 떨어졌다. 대표주인 삼성전자는 7500원 하락한 48만500원으로 장을 마쳐 48만원대에 턱걸이했고,5월 들어 급상승세를 보이던 하이닉스반도체도 하루 만에 4.1%나 떨어지며 급락세로 돌변했다. LG전자도 0.7% 하락했다. LG필립스LCD만 2.7% 올라 체면을 지켰다. IT주 하락세는 지난주 후반부터 나타나 3일째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IT주의 상승 모멘텀이 꺾인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간판 격인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 매물이 함께 쏟아지는 양상이다. 5월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대규모로 사들이던 외국인은 지난달 23일부터 매도 우위로 돌아서 3주째 '팔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등장의 주역이던 IT주의 이 같은 약세 전환은 해외 증시의 움직임에 크게 영향받았다는 분석이다. 진영훈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D램 경기가 예상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며 4~5월 2개월간 줄기차게 오르던 인텔 주가가 최근 주춤하고 있는 점이 IT주 조정의 빌미가 됐다"고 지적했다. ◆'하반기 주도주 역할은 유효' 전문가들은 IT주의 조정이 장기 상승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민후식 동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한 달 새 IT주들은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까지 올랐기 때문에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2분기 실적이 바닥이라는 데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면 조만간 상승 추세로 복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영훈 선임연구원은 "IT주가 하반기 증시를 이끌 유망주인 점은 변함이 없지만 조정 과정은 좀 길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D램 가격이 빠질 만큼 빠졌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벗어나 투자자들이 꼼꼼히 실적을 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황을 구가하던 낸드 플래시 메모리 부문이 공급 과잉으로 하반기부터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데다 LCD(액정표시장치)경기 회복 기대감은 선반영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하반기에 공격적인 제품가격 인하 전략을 택하면서 수익성 악화 여지가 있다"며 "대세 상승에는 변함이 없겠지만 6~7월에는 조정 과정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