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바이오 등의 테마를 업고 최근 주가가 급등한 코스닥 기업들이 잇따라 대규모 증자를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다. 업체들은 운영 자금과 신규 투자를 위해 증자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업계에서는 일단 현금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유상증자 후에는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를 권유하고 있다. 바이오 업체인 렉스진바이오텍은 7일 보통주 151만4000주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주 발행가액은 8010원으로 이번 증자로 121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이 회사의 주가는 올해 초 4990원이었으나 이날 1만3250원을 기록했다. 렉스진바이오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 원료의 대량 구매와 공장 자동화 등에 자금이 필요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유전자 치료제 개발 업체인 뉴젠팜의 지분을 취득했던 동진에코텍도 최근 3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신주발행가는 3605원이다. 동진에코텍은 지난달 10일에는 2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줄기세포 테마주인 산성피앤씨는 9~10일 주당 1만3500원에 150만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청약을 받는다. 이번 증자로 회사에 들어오는 자금은 무려 202억원이다. 회사측은 타법인 출자와 차입금 상환,바이오 관련 신규 사업,골판지 관련 시설 개선 등에 자금을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성피앤씨는 줄기세포가 각광을 받으면서 지난 5월 이후에 주가가 73%나 올랐다. 바이오업체인 이노셀도 최근 93억원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유상증자 청약을 받았다. 400만주를 주당 2325원에 발행했다. 회사측은 이 자금을 시설 자금과 운영 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노셀의 이번 유상증자 금액은 지난 3월 말 현재 회사 자산총액의 3분의 1이 넘는 규모다. 이지바이오 역시 지난달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638만주를 신규 발행해 134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는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투기 움직임이 강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그러나 물량이 늘어난 후에는 주가가 하락하는 등 기업가치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증권 오만진 연구원도 "바이오 기업들의 대규모 증자는 당장 자금이 필요해서라기보다는 자본 확보라는 측면이 강하다"며 "현재 상장된 업체들 중에는 수익 기반이 아직 약한 곳이 많기 때문에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