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 HP와 5조 공급 계약 .. 'LCD 1위' 굳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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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필립스LCD와 휴렛팩커드(HP)의 제휴는 대형 LCD패널 생산 1위 업체와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업체 간 '윈윈(win-win) 전략'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LG필립스LCD는 HP를 장기적인 고정 고객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적어도 향후 3년간 안정적인 수요처와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삼성전자와의 치열한 선두 다툼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게 됐다.
HP도 대규모 장기계약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로 세계 1위 PC업체인 델의 대규모 저가 공세에 맞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LG필립스LCD-HP vs 삼성전자-델
LG필립스LCD는 절대적인 열세를 보여 온 노트북용 모니터 분야에서 반격의 기회를 갖게 됐다.
LG필립스LCD는 전체 대형 LCD 부문에서는 줄곧 세계 1위 자리를 지켜왔으나 노트북 및 데스크톱 PC에 들어가는 10∼20인치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에 밀려 고전해왔다.
지난 3월에는 7억5600만달러의 월 매출로 7억2900만달러에 그친 삼성을 제치고 전체 LCD 매출에서도 선두 자리에 올랐지만 여전히 10인치대에서만은 삼성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던 것.
삼성전자가 국내에서는 자체 PC에 대한 공급 물량이 많은 데다 해외에서는 2001년부터 델과 장기 공급계약을 맺고 노트북 등의 컴퓨터 LCD 시장을 장악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LG필립스LCD는 그 동안 20인치대 이상 LCD패널 생산에 주력,삼성전자와의 차별화에 나서 왔다.
그러나 LG필립스LCD는 이번 HP와의 대규모 공급계약으로 10인치대 점유율 확대 기반을 마련,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LG필립스LCD와 HP의 공동 전선으로 앞으로 10인치대 LCD 시장은 LG필립스LCD-HP 연합과 삼성전자-델 연합의 경쟁 양상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HP와 델이라는 세계적인 컴퓨터업체가 세계 1,2위 패널 생산업체와 손잡고 경쟁을 벌이는 양상이 돼가고 있다"며 "삼성이 선두를 지키던 10인치대 LCD패널 경쟁이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LCD 시장,공급 과잉 해소되나
최근 LCD패널 가격 하락세가 주춤한 가운데 HP가 대형 공급계약을 맺은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공급 과잉이 해소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TV용 패널 물량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노트북 및 모니터용 패널 가격이 오름세를 타고 있어 향후 컴퓨터용 LCD 가격의 반전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실제 10인치 이상 전체 패널 가격동향도 지난 1월 182달러에서 3월 179달러까지 떨어졌으나 4월에는 182달러로 재반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17인치 모니터의 경우 전체 10인치대 컴퓨터용 모니터 중 가장 먼저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가격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1월에 153달러이던 가격이 3월 154달러로 반등한 데 이어 4월 157달러, 5월 161달러 등 빠르게 뛰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컴퓨터 모니터 LCD가격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커지고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