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 LG필립스LCD가 미국 휴렛팩커드로부터 50억달러, 한화 약 5조원에 달하는 TFT-LCD 공급 계약을 따냈습니다. 상당히 큰 물량의 공급계약인데요, 이 계약에 대한 자세한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조성진 기자, 우선 어제 계약내용부터 다시 한번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LG필립스LCD는 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HP에 3년간 50억달러 규모의 L CD패널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계약은 LG필립스LCD가 지금까지 맺은 단일 공급계약 중 사상 최대 규모이며, 지난해 LG필립스LCD의 매출이 8조3281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연간으로 환산해 3년간 매년 연매출의 20% 가량을 단번에 따낸 것입니다. LG필립스LCD는 이 물량을 이번 달부터 2008년 5월까지 휴렛팩커드에 노트북과 데스크톱 PC용으로 공급하게 됩니다. 특히 이번 공급계약 체결은 전략적 제휴를 겸하고 있어서 두 회사의 파트너십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습니다. LG필립스LCD는 구미 6세대 라인과 내년부터 가동에 들어가는 파주 7세대 라인에서 제품을 생산해 공급할 예정입니다. 앵커)) 언뜻 봐도 엄청난 물량인 것 같은데, LG필립스LCD에게는 회사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기자)) 네, LG필립스LCD와 휴렛팩커드의 제휴는 대형 LCD패널 생산 1위 업체와 세계적인 IT 업체 간 윈-윈 전략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특히, LG필립스LCD는 HP를 장기적인 고정 고객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적어도 향후 3년간 안정적인 수요처와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삼성전자와의 치열한 선두 다툼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게 됐습니다. HP도 대규모 장기계약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로 세계 1위 PC업체인 델의 대규모 저가 공세에 맞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앵커)) 실제로 컴퓨터용 LCD 부문에서는 LG필립스LCD가 삼성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었죠?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LG필립스LCD는 전체 대형 LCD 부문에서는 줄곧 세계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노트북용 LCD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에 열세를 보여 왔습니다. 이것은 삼성전자의 자체 PC 공급 물량이 많은 데다 2001년부터 세계 1위 PC 업체 델과 장기 공급계약을 맺어 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LG필립스LCD는 이번 HP와의 대규모 공급계약으로 모니터용 LCD 점유율 확대의 기반을 마련해 절대적인 열세를 보여 온 노트북용 모니터 분야에서 반격의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10인치 이상 대형 모니터용 LCD 시장은 LG필립스LCD-HP 연합과 삼성전자-델 연합의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번 계약을 놓고 일각에서는 LCD 시장의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특히 최근 TV용 패널 물량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노트북과 모니터용 패널 가격이 오름세를 타고 있는데, 두 회사의 계약이 이러한 추세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전망입니다. 실제로 10인치 이상 전체 패널 가격동향이 지난 1월 182달러에서 3월 179달러까지 떨어졌다가 4월에는 182달러로 재반등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특히 17인치 모니터의 경우 전체 10인치대 컴퓨터용 모니터 중 가장 먼저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가격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LCD 가격 상승세가 예상되지 않는 한 업체들끼리의 장기계약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에 따라 이번 계약이 LCD 가격 상승 반전 추세를 확인함과 동시에 전체 컴퓨터 모니터 LCD가격 반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습니다. 조성진기자 sc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