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올초 자사주를 매입한 게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외국인이 자사주 매입을 이용해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치웠다. 이에 따라 연초 55.86%였던 외국인 보유지분은 5월 말에 47.00%까지 떨어졌다. 1분기 실적도 그리 좋지 못했다. 내수부진,원?달러 환율하락,원자재 가격상승이라는 3중고로 인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현대차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철강 등 원자재 가격도 하락세로 반전됐다. 내수시장에서는 뉴그랜저 등 중대형 승용차의 신규 출시로 평균 판매단가도 올랐다. 특히 신형 그랜저의 경우 그랜저XG에 비해 판매 단가가 10∼15% 인상됐는 데도 5월에 하루 평균 540대가 판매되는 등 인기다. 해외시장에서 선전도 기대된다. 인도 러시아 등 브릭스(BRICs)와 선진국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러시아에서 2만2418대를 판매,도요타 미쓰비시 등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중국에서도 지난 1∼4월 중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1.9% 증가한 7만7724대를 팔아 1위에 올랐다. 인도에서도 지난 4월까지 작년 동기에 비해 32.2% 늘어난 8만281대를 팔아 전체 자동차 업체 중 2위?수입차 업체로는 1위를 기록했다. 미 앨라배마 공장의 본격 가동도 현대차의 실적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지난 5월20일 가동을 시작한 앨라배마 공장의 생산 능력은 연간 30만대에 달한다. 2006년 하반기에는 쏘나타 18만대와 산타페 12만대 등이 이 곳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이는 현대차 미국 총판매량의 60%에 달하는 규모다. 이처럼 현지생산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원화 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앨라배마 공장의 가동으로 인건비는 낮아지고 생산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앨라배마 공장의 인건비는 한국에 비해 차 1대당 13% 정도 적다. 반면 쏘나타 대당 생산시간은 아산공장이 18시간인 반면 앨라배마 공장은 14시간에 불과하다. 노무라증권은 현대차의 올해 내수 판매 대수를 전년보다 0.1% 줄어든 55만대로,수출은 전년보다 2.2%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판매단가 인상으로 영업마진은 더 좋아지고 중국에서의 일시적인 부진에도 불구하고 해외공장 매출은 견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