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를 보이던 경기가 다시 주춤하는 모습이다.


잘나가던 수출이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내수경기 회복은 생각보다 더디다.


자연히 상장사들의 이익전망치도 하향조정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당초 3.0%로 예상했던 상장사(거래소 115개사 기준)들의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을 이달초 마이너스 2.4%로 낮췄다.


자연히 하반기 증시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적지않은 전문가들은 “환율과 유가가 급변하면서 경기회복이 늦어지고 있지만 이익하향폭은 우려보다 크지 않다”며 “북핵위기 고조나 유가급등과 같은 돌발상황이 없다면 하반기엔 1100포인트를 돌파해 사상최고치(종가기준 1139) 경신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관론이 솔솔 확산되는 지금이 역설적으로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는 지적도 심심찮게 나온다.


하반기 유망주로는 실적회복이 두드러질 IT(정보기술)주와 3년 넘게 지속된 부진의 터널을 벗어나고 있는 내수관련 우량주가 꼽힌다.



○하반기 내수중심 실적회복 가시화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더디지만 대세는 변함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반기에는 내수 중심의 경기회복이 진행될 것이란 진단이다.


대우증권은 "1분기에 1.4% 증가에 그친 민간소비가 2분기 1.9%,3분기 2.4%,4분기 3.7%로 늘어나며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 회복에 따라 올 수출증가율은 지난해(31%)의 3분의 1 수준인 10.8%에 머물겠지만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2%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증권사들은 하반기에 증시가 사상최고치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은 하반기 종합지수가 1000~1200을 오르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증권과 CJ투자증권도 사상최고 수준인 1130, 1150을 하반기 목표지수로 제시했다.


조익재 CJ투자증권 수석전략가는 "6~7월 중 미국 경기 불확실성,기업실적 악화 가능성 등으로 조정을 보일 경우 매수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급 호조로 유동성 보강


증시로 자금유입이 이어지고 있는 점이 하반기 증시에 하방경직성을 부여할 전망이다.


올 들어 적립식펀드로는 매달 3000억원 안팎의 뭉칫돈이 들어오고 있다.


전체 주식형펀드도 3월 8310억원,4월 9090억원,5월 1조2850억원이 늘어나는 등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변액보험도 든든한 매수기반이다.


지난해 말 2조2975억원이던 변액보험은 올해 안으로 5조원까지 확대돼 적립식펀드와 함께 증시 버팀목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투신운용 강신우 부사장은 "한국 가계는 전체 금융자산의 5% 정도를 펀드에 투자하고 있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8.3%에 크게 못 미친다"며 "올해는 개인투자자들이 예금에서 주식관련상품으로 투자자산을 적극 배분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매수기반 확대는 외국 증시보다 저평가돼 있는 상황과 맞물리며 하반기 주가상승의 동력이 될 것이란 진단이다.



○해소 조짐 보이는 해외 악재


상반기 내내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미국 금리인상,중국 위안화 평가절상,고유가 등의 악재도 하반기에는 점차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2004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행진은 거의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감이 완화된 셈이다.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의 불투명성도 하반기에는 해소가 기대된다.


대우증권은 "위안화 가치가 G8(G7+러시아) 정상회담이 열리는 7월6일 이전에 한차례 절상되는 등 1년 내에 10%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중국은 저임금으로 노동집약적인 상품을 수출하기 때문에 위안화 절상이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가도 상반기에 비해 하향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은 "지난 4월 배럴당 56달러(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기준)까지 급등했던 유가는 계절적인 성수기를 고려해도 하반기에는 50~53달러에서 안정될 것"으로 진단했다.



○IT와 내수우량주가 주도


전문가들은 하반기 상승을 주도할 업종으로 IT와 내수관련 우량주를 많이 지목했다.


대우증권은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IT(반도체 가전 디스플레이),경기관련 소비재(유통 자동차),산업재(조선 건설),의료업종을 하반기 유망주로 꼽았다.


현대증권도 업황 저점을 통과하고 있는 IT,내수회복에 따른 대출증가와 부실채권 감소가 기대되는 은행,장기 성장국면에 있는 제약 및 생명공학,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인터넷포털,수출경쟁력을 확보한 자동차 등에 대해 투자비중을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 경기회복을 선도할 IT주와 주가하락으로 가격매력도가 높아진데다 저평가된 소재주(철강 화학)의 강세를 예상했다.


전병서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수회복과 IT주의 수익력 강화를 바탕으로 하반기 증시는 재평가과정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