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입늘려 무역흑자 제로로" .. 인민은행장 소비확대책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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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은 7일 "무역수지 흑자를 가능하면 제로(0)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저우 은행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은행 포럼에서 이같이 밝히고 '무역수지 흑자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소비 진작책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위안화 절상 압력과 섬유분쟁의 빌미가 되고 있는 무역수지 흑자를 감축하기 위해 수입 확대에 적극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점이어서 주목된다.
중국의 무역수지는 올 1~4월에 212억달러의 흑자를 기록,작년 전체 흑자규모(200억달러)를 이미 초과했다. 이 기간 중 수출이 30%가 넘는 급증세를 지속한 반면 수입 증가율은 13.3%로 작년 전체(36%)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수입확대는 종전과는 달리 투자확대가 아니라 소비증대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입품목 구성도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세계 3위 수입국인 중국의 수입확대가 한국기업의 대중수출 증가로 이어지는 '차이나 이펙트'가 발생할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중국의 원유 및 원자재 수입도 크게 늘 것으로 보여 세계시장에 다시 적지 않은 충격을 가져올지 관심이다.
○예상되는 중국의 소비확대책
중국의 새로운 소비진작대책으론 개인소득세 감면,수입관세 인하,개인신용 대출 증대,사회보장제도 확대 등이 거론된다. ING의 아시아연구팀장인 팀 콘돈은 "가계 지출을 늘리기 위해 소득세 감면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의 마이클 페티스 교수는 "개인신용 대출 확대도 예상해볼 수 있지만 부실채권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이 취할 수 있는 소비진작 카드가 제한돼 있어 올해 무역흑자를 제로로 떨어뜨리는 것은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HSBC의 취홍빈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사회보장비용을 늘림으로써 저축수요를 줄여 가계지출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에 득 될까
한국의 최대 수출대상국인 중국의 수입 확대는 일단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차이나 박근태 대표는 "소비재나 해당 원부자재 및 의료기기 등을 중국에 수출하는 업체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중국의 수입 증대는 투자 확대를 통해 이뤄져 공장용 설비 등의 대중 수출 증가로 나타났었다.
저우 은행장이 이날 무역수지를 거론하긴 했지만 줄곧 경상수지 균형을 강조해왔던 점을 감안할 때 문화 의료 등 대중 서비스 수출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현지 진출 한국 대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소비확대를 겨냥해 내수 비중을 올려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삼성과 LG전자의 경우 중국 공장 내수 비중이 20~3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원자재 시장 충격우려도
중국 전문가들은 "수입확대가 국제원자재 가격의 상승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의 철광석 수입은 올 들어 4월 말까지 28% 증가해 평균 수입증가율을 훨씬 웃돌았다. 이번 수입확대가 이 같은 원자재 수요를 더욱 확대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원자재 시장에 대한 통제의 고삐를 계속 죄고 있어 국제원자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