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임박설이 나도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부인 정희자씨가 8일 오후 1시35분 프랑크푸르트행 대한항공 KE905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정씨는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딸이 한 달 이상 베니스 비엔날레(2년마다 열리는 미술전람회)에서 일하고 있는데 어미로서 칭찬이라도 해주기 위해 가는 것일 뿐"이라며 "(출국은) 김 회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정씨의 딸 선정씨는 9일 개막되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한국관 기획디렉터를 맡아 활동 중이다.


정씨는 김 전 회장과의 만남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세계 미술계의 유명인사들이 모이니까 미술관장 자격으로 가는 것"이라며 "딸이 외국에서 한국 미술계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데 격려하러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회장의 귀국 시기에 대해서는 "거기(김우중)는 거기고 나는 다른 일정이 있어서 나가는 것"이라며 "나는 요즘 병원에 두 달 있다가 왔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짙은 색 선글라스를 쓴 채 휠체어를 타고 출국장으로 이동한 정씨는 김 회장과 연락을 취하고 있는지,어떤 일정으로 나가는 것인지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이 거듭되자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는 등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정씨는 최근 척추 수술을 받았다.


당초 정씨는 로마행 항공편을 예약했으나 이날 출국사실이 알려지자 행선지를 프랑크푸르트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베니스(베네치아)에 도착,12일까지 머문 뒤 파리를 통해 14일 오후 귀국할 예정이다.


이 같은 일정을 감안할 때 김 회장 부부가 베니스나 파리에서 만나 김 회장의 귀국 후 일정을 상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김 회장의 한 측근은 김 회장의 귀국일이 15일에서 17일 사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