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주가 난리다.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의약업종지수는 올 들어 종합주가지수보다 4배 넘게 올랐다. 10년 만에 업종지수의 고점도 새로 찍었다. '황우석 효과'에 편승한 '폭탄 돌리기'라는 극단적인 폄하가 있는가 하면,이제야 주가가 제자리를 찾고 있다는 옹호론도 나온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충분히 오를 만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다. 제약업종의 패러다임 변화가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물질을 활용한 신약품 상업화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고 △고령화 사회가 도래하면서 제약업 환경이 좋아지고 있는 데다 △주가도 저평가돼 있어 아직도 상승 여력이 크다고 설명한다. 물론 줄기세포 테마가 불거지면서 투기적 매매가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줄기세포 테마는 일종의 유행으로 제약주의 본질적인 가치변화에 큰 영향을 주진 못한다는 평가다. 제약주를 이제는 가치주가 아니라 성장주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주목을 끄는 것은 신약개발이다. 지난 2001년 이후 SK케미칼 대웅제약 동아제약 등이 개발을 완료한 신약은 9종이다. 현재 임상시험 중인 물질은 부광약품의 B형간염 치료제와 유한양행의 항궤양제를 비롯해 7종에 달한다. 그동안 외국에서 만든 제품을 복제해 판매하던 '2류 수준'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고령화 사회의 도래에 따른 시장의 확대도 관심사다. 노인성 질환 치료제나 예방약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물론 부정적인 요인도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판매관리비가 급증하고 신약개발에 따른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또 시장규모가 커지고 국내 개발 신약이 증가하는 것에 비례해 해외 업체의 통상압력도 거세질 전망이다. 교보증권 이혜린 연구위원은 "제약산업은 향후 5년간 연평균 8.5%씩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일부 제약주의 경우 줄기세포나 설익은 신약개발설 등으로 주가가 급등했지만,우량주의 주가 수준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한미약품 동아제약 종근당 등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9.8배로 향후 성장성을 감안할 때 낮은 수준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한마디로 거품을 빼고 본 제약주의 전망은 '오케이'라는 말이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