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제로(0) 금리' 시대가 막을 내릴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일본 경제 회복으로 국채 수익률 등 금리지표가 상승기조로 반전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어 기준금리(공정할인율)를 현행처럼 연 0.1%로 못박아 둘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일본은 지난 2001년 이후 기준금리를 연 0.1%로 고정,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금리를 제로로 유지하고 있다. 9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일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 2일 15개월여 만의 최저치인 연 1.195%로 떨어졌다가 8일 연 1.23%로 반등했다. 이 신문은 "이제까지의 국채 수익률 하락은 세계적인 장기금리 하락세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일본 국내 상황만 보면 수익률은 점차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노기 게이코 컬라이언캐피털시큐리티 선임 스트래티지스트는 "이제 투자자들은 채권 수익률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지금은 장기 국채수익률이 과도하게 낮게 형성돼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미쓰비시증권은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올 3분기에 최고 1.7%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일본 통화당국도 시중 유동성을 늘려왔던 통화완화정책에 마침표를 찍고 '제로 금리' 정책에 수정을 가할 것이란 관측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일 유동성 조절의 기준이 되는 금융기관 당좌예금 잔액이 목표치인 30조~35조엔에 훨씬 못미치는 29조2000억엔에 머물렀지만 일본은행은 유동성 조절에 나서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시장 관계자들은 4년 이상 고정돼 있는 공정할인율과 단기 프라임레이트(기업우대금리·연 1.375%)가 상승기조로 방향을 틀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은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5.3%(연율기준)에 달했으며 실업률도 지난 4월에 4.4%로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