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험에도 논술 등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 "정사각형이 직사각형이라고 생각하나.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를 밝히고 직사각형과 정사각형의 차이를 설명하라."(초등학교 3학년 수학)
#2 "인터넷의 장단점에 대한 생각을 쓰시오.급식을 할 때 받은 음식을 모두 먹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시오."(초등학교 4학년 쓰기)
오는 2학기부터 서울에 거주하는 초등학생들이 치르게 될 학업성취도 평가의 예시문항이다.
지금까지 초등학생들이 치러온 객관식 위주의 시험은 단순 암기만으로 어느정도의 성적을 올릴 수 있었지만 새로 바뀐 시험에 대비하려면 사고력 창의력은 물론 작문능력까지 갖춰야 한다는 게 교육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초등학교 논술 시험시대 개막
서울시 교육청은 9일 서울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초등학생들이 볼 서술ㆍ논술형 학력성취도평가의 예시문항을 개발, 일선학교에 배포했다.
또 이와 유사한 형태를 띠지만 수준을 높인 중학생과 고등학생용 서술ㆍ논술형 문항도 함께 발표했다.
서술ㆍ논술형 문제 예시자료집에는 문제 해결력과 창의력 등을 측정할 수 있는 문항들이 주로 담겨 있다. 또 문제를 기본형 보충형 심화형 등으로 나누어 아이들 수준에 따라 풀 수 있게 했다.
초등학교에 보급될 문항은 3∼6학년 국어 사회 수학 과학 등 4개 과목에 걸쳐 1400여개에 달한다.
중ㆍ고교용 자료집에는 각 교과별로 30∼40개의 예시문항이 수록돼 있다.
자료집에서는 특히 채점자의 주관적 요소를 최소화하는 채점기준을 제시하는 데 많은 비중을 할애해 자칫 생길 수 있는 평가의 공정성 시비를 막는 데 주력했다.
또 예시 답안,채점 기준,채점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 등도 수록돼 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된 예시문항들은 교사들의 학업성취도 평가 문항 제작을 돕기 위한 예시 자료이기 때문에 일선 교사들은 이를 그대로 사용하기 보다는 재구성하거나 이를 참고해 새로운 문항을 개발,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공부 방법의 '혁명'
교육전문가들은 암기 위주의 공부방식이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교 관계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문제들도 배운 내용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풀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도 "그동안 학교 교실에서 키우기 어려웠던 창의력과 사고력 쓰기능력을 배양해야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선학교 교사들이 서술ㆍ논술식 평가를 얼마나 채용할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A초등학교의 한 3학년 담당교사는 "초기에는 객관식이나 단답형 문제를 섞어서 출제하다가 어느정도 시험 유형에 익숙해 진 후 서술ㆍ논술형 시험으로 대체하겠다는 교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