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기업경영 혁신기법인 '6시그마'를 도입한다. 지난해 대구지검에서 검찰 사상 처음 시도해본 6시그마 실험이 성공을 거둔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검찰은 오는 7월부터 6시그마를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에서 1단계로 추진한 뒤 성과를 보아가며 전체 검찰조직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검찰총장도 6시그마 과외 중 9일 대검찰청 혁신추진단장에 임명된 조근호 범죄정보기획관은 "6시그마는 검찰의 생존과 직결돼 있다"며 "검찰도 일하는 시스템을 완전히 기업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5년 전에도 대검 범죄정보1담당관을 맡았는데 업무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며 "만약 어떤 기업이 5년 동안 변한 게 없다면 그 기업은 이미 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 혁신추진단은 강력한 검찰혁신을 위해 대검 차장검사 직속으로 구성된다. 김종빈 검찰총장은 지난달 중순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3시부터 1시간 동안 6시그마 수업을 받고 있다. 포스코 MBB(6시그마 최고수준에 이른 마스트블랙벨트) 김군역씨가 과외교사. 김 총장은 이날 혁신추진단 개소식에 참석,"표피적인 변화가 아닌 검찰의 근본적인 변화를 혁신추진단이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불량률 0.00034%에 도전 6시그마는 제품 100만개 중 3.4개의 불량률(99.99966% 합격률) 수준을 목표로 하는 기업경영혁신시스템. 그런데 검찰에서 이를 도입하고자 하는 이유가 뭘까. 한국 검찰 사상 처음 6시그마 활동을 펼쳐본 대구지검이 그 해답을 찾았다. "수십년 동안 검찰에서 변한 것은 검사실의 타자기가 펜티엄 컴퓨터로 바뀐 것밖에 없다"(정상명 현 대검차장)는 등 검찰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던 지난해 10월. 때마침 이뤄진 포스코 류경렬 포항제철소장의 특강이 불쏘시개가 됐다. "6시그마 도입 이후 조강능력 세계 4위를 기록하는 등 초우량기업으로 변신했다"는 류 소장의 강의에 감동받은 정동기 지검장 등 대구지검 간부들이 "검찰도 6시그마를 할 수 있느냐"며 협력을 요청했고,포스코에서 김군역 과장을 파견하면서 혁신실험의 막이 올랐다. 김영대 형사1부검사 등 7명의 혁신리더들은 지난 20년간 누적된 대구지검의 문제점들을 요약,7개 과제로 선정했다. 이어 과제별로 업무의 프로세스를 분석,통폐합하는 과정을 통해 개선안을 마련했다. 초기에는 검사 특유의 냉소주의적 반응이 장벽으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시행 4개월 만에 △민원서류 발급시간을 1시간 이내로 줄이고 △사건배당을 주 2회 배당에서 당일 배당으로 전환하는 등 과제별 개선안을 제시하는 성과를 얻어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 ▼1단계:과제선정 -과제선정 배경=2004년 상반기 사건증가율 26.7%(전국평균 11.9%)로 전국 1위 -고객의 핵심요구사항=검사결정오류를 전국 지검중 최소화 -목표=1심무죄율을 현행 0.14%에서 0.06%(전국지검중 가장 낮은 청 기준)로 인하 ▼2단계:개선안 마련 [ 문제점 ] -월말 처리사건의 무죄율발생 과다 -공범사건의 공모사실 입증부족으로 인한 무죄율 발생 과다 -폭력사건의 피해자진술 신빙성 부족 -동일한 유형의 무죄 재발 [ 개선안 ] -월중 고른 사건처리를 위한 주간단위 통계 산출 -집중 근무시간제 도입 -공범에 대한 공판카드 기재양식 변경 -진술번복예상증인에 대한 공판카드 기재양식 변경 -무죄사례 유형화 및 데이타베이스 구축 ▼3단계:각 개선안 실행 및 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