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삶을 꿈꾸는 직장인들과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는 CEO들에게 인생의 반면 교사로 삼아도 좋을 책 한 권을 권하고 싶다. 최광웅 포스코장학회 상임 부이사장의 34년간에 걸친 철강인생 얘기를 담은 경영에세이 '삶의 지평선을 바라보며'(최광웅 지음,모아드림)가 그것이다. 저자는 졸업생이 28명밖에 안 되는 초등학교를 나온 시골 출신으로 1971년 포스코에 입사해 부사장까지 지냈다. 동화 속 풍경을 닮은 김환기 화백의 표지 그림처럼 대기업 임원이 쓴 책이라고 보기엔 너무나도 소박하고 진솔한 글들이 이 책의 매력이다. 대단한 경영철학을 주장하거나 독자에게 주입시키는 등의 지루한 훈시는 등장하지 않는다. 저자는 농부의 아들로서 논밭에 자주 가 정성껏 가꾸면 수확이 잘된다는 촌놈 정신으로,성실성과 열정만이 자신을 책임져 준다는 믿음으로 생활했다. 철강회사에서 동료 및 다른 산업 역군들과 온몸으로 부대끼며 고뇌하고 때로는 속상해하고 절망하면서 얻은 삶의 편린들…. 입사시 목표는 부장이었지만 부사장이 되어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었던 과정에서 든든한 백이 없어 자신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가장 큰 백이었고 그것이 자신을 성장시킨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그는 고백한다. 또 성공이란 것은 결코 복잡하거나 얻기 힘든 것이 아니라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그 모습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행복도 성공도 돈과 권력이면 살 수 있다고 믿는 요즘 사회에서 이 책은 무엇이 진정한 성공이며 행복인가를 되묻게 한다. 자립심이 부족하고 자꾸만 남에게 의지하려는 요즘 젊은이들이 이 책을 거울삼아 좀더 주체적이고 당당해졌으면 좋겠다. 책을 읽다 보면 돈이나 권력으로 살 수 없는 인간 본연의 아름다움과 새록새록 만나게 되고 보이지 않게 사람을 움직이는 따뜻한 힘에 나도 모르게 끌리게 된다. 이러한 삶이 바로 우리가 꿈꾸는 행복이요 진정으로 성공한 삶이 아닐까 자문해 본다. 저자처럼 나도 '자신이 이 세상에 한때 살았음으로 해서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라는 에머슨의 시를 조용히 읊조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