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계가 대형화 및 고성능화로 대표되는 세계 조선업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징완 한국조선공업협회 회장(삼성중공업 사장)은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선박박람회 '노르 쉬핑 2005'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 조선업의 경쟁력을 자신있는 목소리로 설명했다.


김 회장은 "세계 해운시장의 호황과 물동량 증가에 따라 1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석유시추선(FPSO) 등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 박람회에서도 대형화 및 고성능화를 주도하는 한국 조선업의 경쟁력에 선주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세계 20개국에서 700여 업체가 참가한 이번 박람회에 일본 조선업계는 종래의 주력선종인 벌커선 탱커 LNG선 등 말고는 특별한 야심작을 내놓지 않았고 중국은 새롭게 LNG선과 80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을 선보여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중국의 추격에 대해 "우리도 LNG선의 건조를 국내 선주사로부터 발주받은 뒤 15년 뒤에 수출할 수 있었다"며 "중국이 세계 조선시장에서 인정받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회장은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 조선이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려면 첨단기술과 첨단기능 선종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개발해 중국 등이 추격하지 못하도록 하는 차별화한 '블루 오션(Blue Ocean)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한국 조선사들의 중국 진출에 대해 "중국에 블록공장 등을 운영하는 것은 한국에 본거지를 둔 한국 조선사들이 원가 구조 개선 등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보완하려는 목적이기 때문에 기술 이전의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과 자재 조달의 편리성,지리적 근접성 등을 우리가 잘 활용할 경우 중국과의 협력 관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일본이 과거 50년 가까이 세계 조선을 이끌어왔듯 한국이 하기에 따라서는 일본이 누렸던 기간 이상으로 세계 조선산업을 선도하는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난 7일 개막된 '노르 시핑(Nor Shipping)'은 그리스 아테네의 '포시도니아'와 함께 손꼽히는 세계 양대 조선박람회.이번 박람회에는 한국에서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한진중공업 현대미포조선 STX조선 등 7개 조선사가 참가했다.


오슬로(노르웨이).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