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둔화와 교역조건 악화로 지난 1.4분기(1~3월) 중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이 6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국민소득 잠정추계 결과'에 따르면 1분기 실질 GNI는 155조1452억원(2000년 가격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4분기(-6.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작년 4분기와 비교하면 되레 0.9% 감소한 것이다. 실질 GNI는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실을 빼고 실질 국외 순수취 요소소득을 더해 산출한다. 1분기 GNI 증가율이 추락한 것은 1분기 GDP 증가율(경제성장률)이 2.7%로 낮아진데다 작년 11월 이후 계속된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돼 사상 최대의 실질 무역손실(10조756억원)을 기록한 것이 주요인이다. 교역조건을 나타내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1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는 1분기 82.2로 사상 최악을 기록,실질 무역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무역손실이 커질수록 GNI 증가율이 GDP 증가율을 크게 밑돌게 되고,그만큼 국민들의 실질 구매력이 떨어져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가 나빠지게 된다. 이와 함께 1분기 총저축률은 30.0%로 전년 동기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연초 소비가 다소 회복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축률이 다소 낮아진 것이다. 국내 총투자율도 설비투자 등 고정투자가 저조해 전년 동기대비 1.0%포인트 떨어진 25.7%에 그쳤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