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열은 없다.외부 인식의 문제일 뿐이다." 한·미 동맹과 관련, 양국 정상은 회담 후 "공고하고 건강하게 발전하고 있다"며 언론 등에서 표출되고 있는 불협화음설을 일축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만에 한·미 정상이 만난 이유 중 하나가 그간 전략적 유연성과 동북아 균형자론 등을 둘러싸고 한·미 공조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외부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구체적으로 미국으로서는 전 세계 전략의 재구성과 특히 동북아에 대한 향후 전략적 밑그림을 그리는데 한국의 역할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구할 필요성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으로서도 한.미 동맹의 발전 방향과 향후 비전에 대한 정상 간 인식의 공유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따라서 이번 정상 회담은 한.미 동맹과 관련해 부분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인식의 차'를 좁히고 협상 실무진에 대해 '가이드 라인'을 제시, 한.미 동맹이라는 큰 틀을 유지하는 기초를 다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한.미 간 정보공유와 의사소통 등에 이상이 없음을 알림으로써 한.미 관계가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전략적 유연성 등 각론에서 양국 행정부 간 의견 수렴에 이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당국자 표현대로 "동맹이라고 해서 세부적 사항까지 전적인 의견일치를 볼 수는 없으며 오히려 상호 호혜적 관점에서 탁 터놓고 얘기를 하는 것이 건강한 동맹관계의 증거"이기 때문이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합의에서 보듯이 양국 정부가 한발씩 양보,성공적인 타협을 이뤄낸 대표적 사례도 있다. 다만 주한미군의 재배치와 전략적 유연성 문제는 자칫 한국이 동북아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양국 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북한 내부의 붕괴에 대비한'개념계획 5029'를 보완하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한.미 동맹의 현상에 집중하기 보다는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의 향후 정세와 미국 및 한국의 역할에 대해 폭넓은 의견 조율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