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와 맞장떠도 자신있다” 일부 재래시장이 상권특성에 맞춰 시설을 개선하고 상품권 발행 등 독특한 마케팅전략을 펼치면서 할인점 백화점 등의 공세에 맞서고 있다. 장기 경기불황속 대형 유통업체의 진출로 재래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제대로된 전략만 구사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 ◇민·관·산 뭉치면 산다=경북 동해안의 최대 상설 어시장인 죽도시장은 포항시와 포스코,포스코건설,상가번영회가 합심해 시장살리기에 나서면서 지난해 말부터 부활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상가번영회는 전국 재래시장 가운데 처음으로 '사랑권'이라는 이름의 상품권을 발행했다. 권당 가격이 3만원으로 2000원권 3장,3000원권 3장,5000원권 3장,1시간 무료주차권 1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상인들은 또 시장내 '상인대학'을 개설해 전문가들로부터 고객서비스 및 마케팅 교육을 받고 있다. 지자체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포항시는 시장거리를 건어물 농산물 회상가 등으로 구분해 쇼핑객들이 편리하게 시장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주차난 해소를 위해 253억원을 들여 시장 옆에 승용차 281대를 주차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했다. 포스코건설은 매월 넷째 주 금요일을'죽도시장 이용의 날'로 정해 임직원 및 가족이 시장을 방문토록 하고 있다. 포스코도 죽도시장에서 오징어 미역 다시마 멸치 등 지역특산품을 사서 회사 내방객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백남도 상가번영회장은 "이런 노력에 힘입어 평일에는 평균 4만∼5만명이 찾고 있으며 주말과 연휴에는 손님이 평소보다 2배로 늘어나는 등 1980년대 이래 최고의 호황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 경쟁력과 특화된 상품으로 무장=광주광역시 북구 우산동에 있는 말바우시장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할인점 등에 맞서고 있다. 인근 담양과 곡성뿐만 아니라 전북 순창에 있는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과 약재 등을 직접 판매하면서 중간마진을 없앴기 때문에 할인점에 비해서도 가격이 월등히 싸다. 또 중간상인이나 공판장에 내는 위판 수수료도 없어 소비자들에게 좀 더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다는 것. 할인점 등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농민들이 직접 채취한 농산물 약재 등으로 상품을 특화한 것도 말바우시장의 경쟁력이다. ◇할인점에 버금가는 시설로 승부=대구의 최대 재래시장인 서문시장은 지난해 말 쇼핑환경을 크게 개선하고 본격적인 손님맞이에 나서고 있다. 조명을 밝게 하고 여름이나 겨울에도 쾌적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냉·난방시설도 갖췄다. 서문시장상가연합회 박병일 사무국장은 "지난해에 비해 시장을 찾는 사람이 20∼30%가량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의 재래시장도 환경개선을 통해 손님을 끌어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중랑구 망우동 우림시장.우림시장은 시장 전체에 비가리개를 설치하고 점포별 천막과 파라솔,노상에 쌓여진 상품 등을 일제히 정비한 결과,매출이 이전보다 20∼30% 늘었다. 이밖에 성동구 마장동 축산물시장,양천구 신월1동 월정로 골목시장,성동구 뚝도시장 등도 시설을 현대식으로 바꾸는 등 시장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강동균.하인식.신경원.최성국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