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상반기가 다 지나간다.


매년 이맘 때면 많은 경제 현안 가운데 '세계 경기와 우리 경기가 어떻게 될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다.


올 상반기의 모습을 놓고 본다면 일단 세계 경제의 주변여건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이 쌍둥이 적자로 중국을 비롯한 교역국가와 마찰이 불거지고 있는 데다,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국제 통상환경은 수지불균형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고 투기자본의 활동으로 가격 변수는 실물경제 여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 하고 있는 상태다.


부동산을 중심으로 자산부문의 거품 논쟁과 함께 금리 인상 문제가 계속해서 현안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경제는 올 하반기에도 많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최대 현안인 쌍둥이 적자 개선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그린스펀 의장의 교체를 앞두고 경제 정책의 대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교역국에 대한 대외정책이 어떻게 변화될지가 주목된다.


경기면에서는 '일시적인 경기부진(soft patch)' 여부를 놓고 논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경제는 올 1분기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 등이 부담스런 상황이다.


2분기 이후 성장률이 다시 낮게 나올 경우 '이중침체(double-dip)'에 대한 논쟁이 재연되면서 균열을 보이기 시작한 고이즈미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 경제는 계획했던 것보다 더 강도 있는 경기조절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1분기 성장률이 9.4%를 기록함에 따라 경기과열 문제를 방치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강력한 부동산 거품 해소와 수입 억제를 주수단으로 한 경기조절 과정에서 '경착륙(hard landing)'에 빠질 우려가 제기될 것으로 보이나 기우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단행 여부와 관계 없이 위안화 평가절상 논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이후 가장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유럽 경제는 통합헌법 비준과정에서 확인됐듯 경제주권에 대한 요구가 강해지고 있고,경제수렴조건 이행에 균열조짐을 보이면서 통합 일정이 흐트러지고 있다.


앞으로 통합의 재추진이냐를 놓고 '경제주권(identity)'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여 경기는 회복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이 밖에 개도국 경제는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는 과정에서 미국처럼 소프트 패치 여부를 놓고 논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그동안 개도국 경기를 이끌어 왔던 수출이 미국과 중국의 경기조절로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다.


하반기 이후 예상되는 대외여건을 감안하면 수출이 나아질 소지가 적어 보인다.


수출이 개선되지 못 한다면 내수가 얼마나 뒷받침해 주느냐가 우리 경기모습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아무리 우호적으로 본다 하더라도 통화·재정·외환 등 모든 면에서 내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현 정부가 가져갈 수 있는 정책 여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


최근 해외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국경제가 다면적인 덫(trap)에 걸린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결국 하반기에도 우리 경기가 나아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성장률이 낮았던 점을 감안하면 기저(基低)효과로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다소 높아지겠지만 대부분 전망 기관들은 올해 성장률을 4% 내외로 낮춰 잡고 있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