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숙 < 잡링크 대표이사 hhan@joblink.co.kr > '나의 평생직장'에 대한 충성과 애사심을 갖고 시작한 사회생활이었다. 정보기술(IT)의 급류 속에서 시대는 시시각각 변화하고 모두가 함께 부르짖었던 업무혁신과 효율의 극대화는 곧 40,50대에게 고용불안으로 다가왔다. 이런 와중에 인터넷은 기업채용 문화를 평생직장에서 평생직업으로 바꾸어 놓았고 채용 형태와 관념은 탄력적인 상시 구조조정체제로 자리잡았다. 40,50대는 실제로 인생을 알게 되고 사회를 경험하면서 아직도 많은 것을 사회에 기여할 수 연령층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전산화 자동화되면서 채용 없는 경제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인생은 끝까지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 일손을 놓기에는 아직 이른 나이에 한번쯤 사회에 대한 자신의 기여 가치를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 어느 연구소에서 일하는 과학자의 경우 자신의 집중력과 생산성은 떨어지지만 전수해줄 수 있는 지식과 신입 직원의 어려움을 해결해줄 많은 연구경험을 가지고 있다. 본인은 훨씬 적은 보수와 대우를 감수하더라도 직장생활을 계속했으면 한다고 했다. 아직도 뿌리깊은 유교의 서열문화 때문에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연장자를 휘하에 두는 것을 꺼리는 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정서다. 이 때문에 서로 윈윈이 되는 이런 채용방식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실천이 어렵다. 또 자존심이나 체면 때문에 재도전을 힘들어 하는 경우도 본다. 재도전에 앞서 충분한 준비 교육이 필요하다. 자신의 변화에 대한 이해와 입지를 다른 시각에서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 세대를 달리하는 사람들과 조화롭게 일할 수 있는 지혜도 필요하다. 정보기술은 우리의 업무 처리 방법이나 습관들을 많이 바꾸어 놓았다. 변화된 환경 안에서 흐름에 따라 가려면 새로운 방법을 습득하는 지혜와 자세가 중요하다. 지난달 미국 출장 중 들은 뉴스다. 미국 기업들은 퇴직한 직원들을 다시 채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그들의 경험과 회사에 대한 충성심,조직생활의 조화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재취업시 그들은 전에 받던 대우를 요구하지 않고 정당하게 평가된 급여를 받게 된다고 했다. 대부분의 미국 대기업들은 퇴직한 직원들이 재취업하거나 창업할 수 있도록 돕는 종합 컨설팅 서비스, 즉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부 대기업과 노동부가 지원하고 있는 전직 지원 장려금을 신청하는 기업도 늘고 있으나 앞으로 크게 활성화해야 할 부분이다. 40,50대 직장인들은 퇴직에 대비해 가족이나 사회의 부담이 되지 않고 정신건강을 유지하며 원하는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도록 미래에 대한 대비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회적으로는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 등을 통해 생산 자원 활용이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