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EU, 섬유분쟁 협상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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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유럽연합(EU) 간의 섬유분쟁이 타결됐다.
보시라이 중국 상무부장(장관)과 피터 만델슨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10일 상하이에서 10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 끝에 "오는 2007년까지 연간 8~12.5%(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수준으로 티셔츠 등 중국산 섬유제품 10종의 대(對)EU 수출을 제한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또 EU가 2008년부터 중국산 섬유에 대한 수입제한을 철폐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유럽과 중국 정부가 해당 섬유제품에 대한 올해 수출 증가율 한도만 확정하고 내년과 2007년의 수출 증가율은 점차 늘려나가는 방향으로 추후 결정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상무부는 사실상의 수출쿼터를 업체별로 분배하기 위한 시행세칙을 마련 중이다.
이번 합의로 EU가 중국산 티셔츠와 아마 단사에 대해 최근 1년간의 실적을 기준으로 수입 증가분을 7.5%로 제한하려는 데 따른 양측 간의 충돌은 피할 수 있게 됐다. EU는 지난 11일까지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이 같은 수입 제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었다.
만델슨 집행위원은 협상타결 이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중국 수출업계는 공정하게 수출을 할 수 있으며 EU 및 개도국들로서는 섬유산업에 숨통을 틀만한 여유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보 부장도 "최대 교역 파트너인 EU와 서로의 차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도출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중국 관영언론들도"상호 윈윈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중국이 이번에 EU와 전격 합의한 것은 미국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신화통신이 "이번 협상에 임했던 EU의 자세는 미국과 극적으로 대조된다"며 "미국의 섬유 수입쿼터 부과는 국제사회로부터 차별적이고 보호주의적인 것으로 광범위하게 비난받고 있다"고 주장한데서도 나타난다.
최근 미국과의 섬유 협상에서 합의안 도출에 실패한 중국은 이달 말께 미국과 재차 협상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7종의 중국산 섬유에 대해 수입쿼터를 부과한 데 이어 중국산 커튼에 대해서도 반덤핑 관세를 물리려 하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