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前회장 귀국] 긴박한 귀국준비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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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귀국 일정이 확정됨에 따라 김 회장 핵심 측근들이 12일 대우 재평가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하는 등 전 대우 관계자들의 움직임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검찰도 김 회장 귀국 후 수사 준비를 서두르기 시작했다.
김 회장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윤동민 변호사 등 김&장법률사무소 관계자들은 이미 지난달 말부터 베트남 현장을 오가며 김 회장의 귀국과 관련한 법률 자문을 서둘러 왔으며 서울대병원 의료진들도 긴급히 출국,김 회장의 건강을 체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 시절 김 회장의 연설문을 도맡아 작성했던 한 인사도 직접 베트남에 들어가 김 회장으로부터 소회와 의지를 듣고 김 회장 귀국시 언론에 발표할 사과문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의 14일 귀국길에는 변호사와 의료진이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의 한 측근은 "김 회장이 귀국 직후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 만큼 지난 주말 국내 의사들이 베트남에 들어가 건강을 체크했다"며 "오랜 해외 도피생활로 김 회장의 건강이 매우 악화됐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현재 신장 기능이 떨어졌지만 귀국 시 주위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서 입국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측은 김 회장의 귀국 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김 회장 진료를 위한 별도팀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법정 대리인인 김&장의 변론팀들도 최근 수 차례 김 회장을 만나 재산 해외도피와 관련한 사실 관계를 확인했으며 이에 대한 변론 계획을 치밀하게 마련 중이다.
김 회장 측근들은 그의 귀국과 관련,가장 중요한 것은 우호적인 여론 조성으로 보고 있다.
대우의 세계경영과 경영자로서 김 회장에 대한 평가가 분분한 상황에서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론 조성의 총 책임자는 전 대우그룹 홍보이사였던 백기승 유진그룹 전무다.
그는 최근 서울 종로구 청진동에 개인사무실을 내고 김 전 회장의 귀국에 앞서 언론사 취재에 응하며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백 전무는 이날 김 회장의 공과를 제대로 평가해주기를 바란다며 '대우그룹 이해' 'IMF 외환위기와 대우' '김우중 회장의 경제에 대한 기여와 공헌' '대법원 판결 관련 오해 교정' 등 9건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대우자동차판매 이동호 사장,종합광고대행사 코래드의 이영현 대표 등 김 회장의 측근들도 김 회장의 귀국에 대비해 모처에서 귀국 이후 파장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김 회장의 의견을 반영해 귀국 일정을 잡고 김&장법률사무소 등을 통해 검찰과 귀국 시점을 조율하는 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옛 대우 임원 모임인 대우인회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주위에 적극적으로 대우인들의 생각을 알리고 대우에 대한 공과(功過)가 바르게 평가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며 대우 재평가 등을 위한 회원들의 역량 결집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대우인회는 김 회장 귀국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진 않고 있다.
지난 1995년을 전후해 대우그룹에 취직했던 386 운동권 출신 등 30여명도 최근 결성한 '세계경영포럼'을 통해 대우의 세계경영과 김 회장의 공과를 재조명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김 회장을 구명하기 위한 탄원서를 제출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이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