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임형욱씨(35)와 아내 변준영씨(34) 부부는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탄다.두 돐난 아들과 함께 조그만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이들 부부는 이달들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벌써부터 여름 나기 걱정이 태산이다. 아이가 커서 지난해 겪었던 땀띠 걱정은 없겠지만 천방지축 뛰어다니며 거실까지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어 아내가 여간 힘들것 같지 않다.아내와 상의한 그는 주말을 이용,시원한 여름나기에 필요한 쇼핑을 하기로 했다.우선 식구 세명 모두 여름 패션으로 변신하기로 했다.요즘 기능성 옷이 많이 나와 땀을 잘 흡수하면서도 통풍이 잘 되는 의류를 장만할 작정. 다음은 집안을 시원하게 꾸미기.마지막으로 여름 휴가때 사용할 바탕스용품도 미리 마련하기로 했다.임씨 부부의 여름나기 작전을 따라가본다


◆'쿨'한 패션으로 변신.


옷은 아무래도 여자용이 고르기 까다로운 법이어서 여성 매장을 먼저 찾았다.


화려함이 특징인 '에고이스트'매장에 들어선 임씨 부부. 열대 식물이나 꽃무늬가 프린트된 얇은 면 블라우스에 깔끔한 흰색 바지나 스커트를 조화시키면 '쿨'한 느낌이 들 것 같았다.


실제 옷을 입은 변씨에게선 이국적 분위기가 풍겼다.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장신구를 활용하면 더 좋을 것 같았다.


구슬이나 가죽끈 등으로 만든 목걸이와 팔찌를 착용하고 꽃 자수 장식이 있는 가방을 들면 에스닉 패션의 세련됨이 부각된다고 매장 매니저는 조언했다.


히피 스타일도 괜찮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치렁치렁한 티어드 폴 스커트와 가볍게 떨어지는 실루엣의 블라우스,핸드메이드 니트 등으로 슬림하면서도 여유있는 분위기를 연출,여름 멋쟁이로 변신해 보기로 했다.


두 사람은 이 매장에서 데님 미니 스커트와 시폰(하늘거리는 옷감)소재 민소매 블라우스 등을 장만했다.


액세서리 매장에도 들러 볼륨감 있는 반지와 팔찌,귀걸이도 마련했다.


임씨 부부가 그 다음 들른 곳은 남성복 매장인 '인터메조'.화려한 원포인트 니트웨어 셔츠와 통 넓은 흰색 반바지를 코디해봤다.


상하의와 어울리는 여름슈즈는 발이 편한 스니커즈 스타일로 구입했다.


임씨의 5월 보너스는 이날 여름 패션작전에 전액 투입됐다.


◆집안도 시원하게


쇼핑을 마치고 돌아온 임씨 부부가 시작한 일은 여름형 집안 꾸미기.가구 배치를 새로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액자 그림 양초 등의 소품을 활용해 계절감각을 살려보기로 했다.


침구도 계절에 맞게 마소재 이불커버와 모시베개 커버로 바꾸었다.


리본 테이프로 만든 포푸리 주머니,컬러가 다양한 꽃모양 장식으로 집안 곳곳을 상큼하게 꾸몄다.


크리스탈 식기를 사용해 식탁도 여름형으로 전환했다.


한 개의 액자를 중심으로 양초나 스탠드 등의 소품을 배치해 기품있는 벽의 표정을 만들어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컬러 감각을 통일시켜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는 일.현관 입구에는 공기를 정화하는 초록식물을 두어 집안의 불쾌한 냄새를 없애고 음이온 흡수율이 높은 산세베리아 등을 집안 곳곳에 두어 청정 공간으로 전환했다.


더운 여름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베란다에는 마루바닥을 깔고 심플한 디자인의 테이블을 두어 베란다 카페로 활용하기로 했다.


향기 나는 양초를 올려 두고 차를 마시거나 가족간에 대화를 나누는 장소로는 베란다 카페가 적격일 것 같았다.


◆휴가준비는 일찌감치 끝낸다.


이번 여름휴가때는 어린 아들 때문에 국내 여행을 하기로 합의했다.


장소는 TV 드라마에도 자주 등장하는 안면도로 결정했다.


숙박할 곳은 펜션.적지 않은 육아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아내를 배려한 임씨의 선택이었다.


예쁜 정원이 딸려 있어서 애들과 함께 뛰어놀 수 있고 무엇보다 아이가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있는 집일수록 준비물이 많은데 짐이 많다고 줄이다가 낭패를 본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일단 바캉스 떠날때 반드시 챙겨야할 물품 목록을 적어보았다.


물놀이 장난감,스프레이 타입의 선블록,물에 뜨는 수영복,여행용 스킨케어,디지털 카메라,대형 타월,휴대용 전자 모기향 등이 우선 떠올랐다.


야외 생활에서 감기에 걸리기 쉬운 아들을 위해 바르는 해열크림과 체온계도 반드시 준비해야 할 물품이었다.


샴푸와 보디 클렌저 기능이 있는 워시액,자외선 차단도 되고 시력도 보호하는 유아용 선글라스,물에 젖어도 쉽게 마르는 아쿠아 슈즈,머리 조임이 되는 선캡,미아 방지용 팔찌나 경보기까지 미리 사 놓아야할 물품이었다.


바캉스용품 몇가지를 사기 위해 밤 늦게 가까운 할인점에 들렀다.


여름들어 이 할인점은 새벽 1시까지 문을 열어놓고 있었다.


매장에는 물놀이용품만 50여종을 팔고 있었다.


이날 장만한 것은 수영조끼와 물놀이 보트,튜브 등 세가지.여기에만 8만원 정도 들었다.


시간을 내서 찬찬히 준비하면 적어도 30만원은 더 들 것 같았다.


제대로 휴가를 즐기려면 회사에서 나오는 휴가비로는 어림없는 일.그래도 앞으로 한달간은 휴가계획 짜는 재미로 살아갈 생각을 하니 임씨 부부는 마냥 즐겁기만 하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