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쌀 협상 국정조사특위는 13일 청문회를 열어 쌀 관세화 유예 연장 협상의 이면합의 여부와 정부 협상전략의 문제점을 집중 추궁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면합의 의혹을 제기하며 '실패한 협상'이라고 정부측을 몰아세웠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국내 의견 수렴과 홍보 부족을 문제삼는 등 시각차를 드러냈다. 한나라당 김영덕 의원은 "정부가 쌀 협상과정에서 국민을 속이고 협상을 진행해왔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정문헌 의원은 "쌀 협상 타결에 급급한 나머지 개별 국가와의 양자합의 과정에서 상대국 요구가 거의 100% 반영된 이번 협상 결과는 낙제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박홍수 농림부 장관,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 정부측 증인들은 이면합의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쌀 협상을 주도한 허상만 전 농림장관은 쌀 협상 부가합의 사항이 제대로 발표되지 않은 것과 관련,"세계무역기구(WTO) 이행계획서 검증기간에는 양자 간 (부가)합의사실이 있다는 것만 공개하기로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지난 93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과정에서 '미국쌀 50% 점유율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이면합의가 있었다"고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또 "우리측이 '한국은 미국의 요청에 유념한다. 한국은 미국의 요청을 이행하기 위해 성실히 노력할 것이다'는 내용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영문 'take note'는 유의한다는 의미로 보장한 것은 아니다"면서 "선의의 노력을 하겠다는 것도 구속력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은 농업관계자 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이번 협상의 가장 큰 문제점은 협상전략 자체라기보다 정부와 농민단체 간 뿌리 깊은 상호불신"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신중식 의원도 "정부가 쌀 협상을 국민에게 알리는 과정에서 미흡함을 드러내 의혹만 증폭시켰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