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총재 퇴진요구에 진땀 .. 朴총재 "내용 왜곡됐다" 해명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3일 열린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서는 외환정책과 관련된 잇단 '설화'로 구설수에 오른 박승 한국은행 총재의 거취문제가 최대 논란거리였다.
여야 의원들은 박 총재의 '외환보유액의 투자대상 통화 다변화'와 '외환시장 불개입 시사' 발언 등이 시장에 엄청난 혼란을 줬다면서 "한국은행의 신뢰를 크게 훼손한 만큼 총재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공격했다.
특히 '우군'으로 여겨졌던 여당 의원들이 집중 포화를 가해 박 총재는 회의 내내 진땀을 흘려야 했다.
열린우리당 우제창 의원은 "언론과 시장에 대한 거듭되는 실언과 변명 등이 한은을 총체적인 수렁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며 "박 총재가 한은의 적절한 기관사가 아니라고 판단하며 용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남은 일은 자기 희생을 통해 한은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같은 당 김종률 의원은 "올해만도 두번의 한은 발(發) 금융쇼크로 중앙은행으로서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시장의 신뢰가 실추했다"며 "이로 인해 국민들이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임기와 관계없이 용퇴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가세했다.
전날 질의자료를 통해 용퇴를 주장했던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은 "외환운용과 관련된 실언으로 인해 막대한 환율방어 비용이 소모됐다.
통화정책의 수장으로서 잦은 실언으로 인한 시장의 신뢰를 상실한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을 서면질의로 대체했다.
한나라당 김정부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던 박 총재가 적정 외환보유액을 가늠케 하는 발언을 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중앙은행 총재가 잇단 말 실수를 한 것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박 총재는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본인의 부족과 부덕에 기인한 것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인터뷰의 답변은 하나도 문제될 게 없는데 확대 왜곡됐다"고 해명했다.
박 총재는 "파이낸셜 타임스와 인터뷰에서는 외국자본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점과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정부가 의도적으로 외환보유액을 축적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환율하락을 방치하는 것으로 잘못 보도한 게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용퇴론에 대해서는 "대답하는 게 적절치 않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