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물 이루는 디젤차 판매 기아자동차는 지난달 23일 국내 첫 디젤승용차인 프라이드 디젤을 선보였다.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쎄라토 디젤(유로3)을 시판한다. 11월에는 옵티마 후속인 MG 디젤 모델(유로4) 판매에 들어가는 데 이어 2000cc급 디젤 승용차도 개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 15일부터 아반떼XD(유로3)의 디젤 모델 판매를 시작했다. 8월에는 베르나 후속인 MC 디젤(유로4)을,9월에는 싼타페 후속인 CM을 연달아 선보일 계획이다. 이어 11월에는 클릭 개조차(유로4)와 쏘나타 디젤차(유로4)를 시판한다. MC에 탑재하는 디젤 엔진은 기존 유럽 수출형 엑센트(국내명 베르나)에 탑재된 엔진에 비해 출력이 30마력가량 향상됐고 연비와 정숙성도 개선됐다. 르노삼성은 하반기 중 SM3(유로4) 디젤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GM대우와 쌍용차는 내년 상반기께 디젤 승용차를 내놓는다. 수입차 업계도 디젤 승용차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전 차종에 걸쳐 디젤 엔진을 보유하고 있는 푸조의 수입원인 한불모터스는 지난 3월 국내 첫 디젤 승용차인 407 2.0 HDi(고압 직분사)를 시판했다. 이달 초에는 407SW HDi의 판매를 시작했고 7월에는 다목적 차량(MPV) 807 HDi,10월에는 신형 디젤 엔진인 2.7HDi가 탑재된 607 HDi를 차례로 선보인다.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는 11월 디젤 세단인 300C CRD를 국내에 소개한다. 아우디코리아는 하반기에 디젤 모델인 A6 3.0 TDI를 선보일 예정이다. 폭스바겐은 9월 초 골프 투아렉 페이톤의 디젤 모델을 들여온다. GM코리아는 디젤 승용차 사브 9-3 스포츠콤비를 내년 중 도입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디젤 승용차의 국내 시판을 검토 중이다. ◆디젤 승용차 바람몰이 가능할까 일단 판매량을 보면 예감이 좋다. 프라이드 디젤은 지난달 23일 시판돼 1주일 새 747대가 팔렸다. 시판 이후 이달 7일까지 전체 계약물량(판매 포함)이 2387대로 프라이드 전체 계약물량(4360대)의 54.7%를 차지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이달 들어서는 디젤과 가솔린 모델이 1 대 1의 비율로 팔리고 있다"면서 "차값은 디젤 모델이 220만원가량 비싸지만 연간 80만~90만원의 연료비를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푸조의 디젤차 407HDi도 지난달 52대 팔렸다. 푸조는 디젤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달 처음으로 월 판매량 100대를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다. 디젤차의 '우수성'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프라이드 디젤은 배기량 1500㏄에 수동 20.5km/ℓ,자동 16.9km/ℓ의 연비(ℓ당 주행 거리)를 갖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승용차 가운데 연비가 가장 높은 모델은 GM대우의 경차(배기량 800㏄ 이하) 마티즈Ⅱ로 수동 20.9km/ℓ,자동 16.6km/ℓ다. 경유값이 휘발유값의 75% 전후인 점을 감안하면 프라이드 디젤은 마티즈Ⅱ에 비해 연료비가 25~30% 적게 들 것으로 분석된다. 프라이드 디젤의 연료 탱크(45ℓ)를 가득 채우면 수동 변속 모델의 경우 922.5km를 주행할 수 있어 4만5720원(디젤 ℓ당 1016원 기준)어치 연료로 서울과 부산(432km)을 왕복하고도 남는다. 정부 정책에 따라 디젤 가격이 가솔린의 85% 수준까지 오르더라도 디젤의 연비를 감안하면 전체 기름값은 가솔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