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하게 치아를 관리해 왔거나 선천적으로 이와 잇몸이 약한 사람이라면 30세가 넘어서 치아가 시리기 시작한다. 치주질환(풍치)으로 치통이 생기고 치아우식증(충치)도 하나 둘씩 늘어나게 마련이다. 이 같은 치아의 퇴행적 변화를 막으려면 정기적인 스케일링으로 이와 잇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적절한 보철 치료가 필수적이다. ◆치주질환에는 스케일링=잇몸질환은 무색의 끈적한 플라크(세균막)가 쌓인 치태에서 시작한다. 이 치태는 잇몸에 독소로 작용,붉은 색의 염증을 일으킨다. 칫솔질로 치태의 발생량을 줄일 수는 있지만 완전한 제거는 불가능하므로 스케일링이 필요하다. 스케일링은 치아 주위의 치태나 치석을 제거하고 치아 뿌리 표면을 매끄럽게 해줌으로써 염증 원인 물질이 소멸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아주 심한 잇몸질환에는 마취 후 잇몸을 젖혀서 스케일링을 해야 하며 치조골이 붕괴될 정도로 위험한 상태라면 깨끗이 환부를 절제 소독한뒤 차폐막을 씌워 파괴된 뼈가 재생되도록 한다. 치료 후 레이저를 환부에 쏘면 멸균과 함께 잇몸이 잘 돋아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린이와 충치치료=치아 바깥의 광택을 내는 법랑질(에나멜층)이 치과질환이 있거나 자극적인 음식 등으로 손상되면 이가 시리게 된다. 법랑질의 마모가 심하지 않다면 치아 뿌리나 치아 안층에 불소를 덮어 씌운다. 이때 레이저를 쐬면 불소가 치아 표면에 더욱 단단히 밀착된다. 하지만 눈으로 보일 정도로 파손돼 있으면 레진(수지)으로 메워주는 치료와 레이저 치료를 병행하는게 좋다. 충치는 구강세균이 당분을 먹고 난 후 젖산 등을 분비,치아가 바스라져 발생하는 질환이다. 시린이와 마찬가지로 충치를 제거한 후 아말감(수은과 금속의 합금), 레진, 도자재(세라믹), 금 등으로 환부를 메우면 된다. 그러나 치아 중심부 가운데 신경과 혈관이 존재하는 치수까지 충치가 생겼다면 신경치료(근관치료)를 해야 한다. 신경치료는 감염된 치수를 제거하고 치아 내부를 소독한 다음 치수가 존재하던 공간을 가타파챠(생체적 합성 고무)로 메워주고 그 위에 금 등을 씌워주는 수술이다. ◆보철물의 선택=50대를 넘기면 심한 풍치나 충치로 치아를 뺀 후 보철물을 넣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틀니는 가격이 저렴하고 시술기간도 짧지만 보기에 좋지 않고 씹는 힘이 자연치아의 20~30%에 불과한게 단점이다. 수년 전부터 유행하고 있는 투키 브리지는 빠진 치아의 양쪽 치아에 미세한 구멍을 내어 이를 연결해 가운데 지점에 볼록한 키를 만들고 그 위에 보철물을 얹는 치료다. 기존 건강한 이를 덜 삭제하지만 지지력이 약해 강하게 씹으면 파손될 가능성이 있는 게 결점이다. 일반 보철물의 재료로는 금보다 세라믹 지르코니아 등이 많이 쓰이고 있다. 보다 단단하며 치아 색깔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단단하면 기존 자연치아를 훼손시키기도 하므로 적절한 경도 선택이 필요하다. 임플란트는 잇몸 뼈에 티타늄으로 된 금속기둥을 심고 그 위에 인공치아를 얹는 방법이다. 씹는 힘이 자연치에 버금갈 정도로 좋다. 하지만 시술시 통증이 있으며, 3~6개월의 긴 시술기간이 필요하다. 비용도 치아 1개당 200만∼300만원대로 비싼 편이다. 메스와 드릴 대신 최근에는 일명 '물방울 레이저'로 출혈 통증 감염 등을 줄일 수 있는 시술법이 나와 예전보다 환자의 부담이 덜어지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도움말=박재석 서울 청담동 미프로치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