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높아진 중국고객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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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식음료 업체인 스위스의 네슬레가 중국에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일부 분유 제품의 요드 함량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에 대해 네슬레 중국본부가 미온적으로 대응한다며 중국 언론들이 연일 공격하고 있다.
지난 6일 네슬레 중국본부가 공개 사과와 함께 문제의 제품을 교환해 준다고 발표했지만 여론은 환불은 왜 안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외국 기업을 바라보는 중국 언론의 시각이 싸늘해진 탓도 있지만 네슬레의 초기대응 미숙이 화(禍)를 더욱 키웠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저장성 공상국이 네슬레의 '진파이 성장+3 분유' 판매금지 조치를 내린 것은 지난달 말.네슬레는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열흘이 지나서야 움직였다.
하지만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는 점을 주장하다가 되레 "중국에선 중국 기준을 따라야 한다"고 질타당했다.
인터넷 포털인 시나닷컴은 네슬레 식품의 신뢰도를 묻는 긴급 설문 조사까지 벌였다.
3만여명이 참가한 이 조사에서 87%가 '당분간 네슬레 식품은 사지 않겠다'고 답했다.
네슬레는 중국에서 분유시장 3위,초콜릿 7위,광천수 7위의 성적을 올리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시장점유율이 추락하지 않을까 걱정해야 할 상황이 됐다.
중국 언론에는 다국적 기업에 대한 소비자 불만 사례가 자주 등장한다.
지난 4월 한 화장품 소비자의 제소로 인해 생활용품업체 P&G가 20만위안(약 250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된 것도 한 사례다.
'4주만 발라 주면 주름이 47% 줄어든다'는 광고 문안이 과장이라는 게 이유였다.
자동차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자동차 리콜(recall) 제도를 도입한 이래 닛산 도요타 스즈키 혼다 벤츠 시트로앵 등이 이미 리콜을 실시했다.
이 같은 현상은 중국 소비자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더욱이 외국 기업의 공략 대상은 대도시 소비자들이다.
광둥성 선전의 1인당 GDP는 7000달러를 넘어섰다.
구매력까지 감안하면 1만5000~2만달러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국 기업들은 이제 까다로워진 중국 소비자에게 눈높이를 맞춰야 할 때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