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치 연일 상승..美 추가 금리인상 전망 '달러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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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가 주요국 통화에 대해 연일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도 상승행진을 재개할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현재 미국 경제가 유럽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달 말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강해지면서 외환시장에서 달러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달러 강세 요인으로 풀이된다.
○'소프트 패치' 우려 약화
미국은 무엇보다 당초 3.1%로 발표됐던 1분기 경제성장률이 3.5%로 상향 조정되면서 달러 상승의 발목을 잡았던 '소프트 패치'(일시적 경기 둔화) 우려감이 상당히 약해지는 추세다.
달러가치 상승에 걸림돌이 돼왔던 이른바 쌍둥이적자(재정·무역적자)도 최근 들어 조금씩 개선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무역적자가 536억달러로 전달(605억달러)보다 크게 줄어든 데 이어 4월에도 예상치(577억달러)를 소폭 밑도는 570억달러를 기록,미국의 구조적인 무역적자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5월 재정적자도 353억달러에 그쳐 5월 기준으로는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반면 유럽은 유럽연합(EU) 헌법 통과가 난항을 겪으면서 경기 부진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도 올 들어 경기가 회복되는 양상이지만,내년까지는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엔화가치 상승에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미국 추가 금리인상도 변수
금리도 달러가치를 상승시키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지난 9일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 것이 달러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이 경우 현재 1%포인트인 미국과 유로존의 금리 차가 더 벌어지면서 외환시장에서 달러 선호 현상은 한층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2001년 3월부터 유지되고 있는 일본의 제로금리 역시 앞으로도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로버스 신체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무역수지 안정 등 달러에 유리한 재료들이 쏟아지고 있다"며 "달러 약세에 베팅했던 세력들이 방향을 바꾸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원·달러 환율 박스권 벗어나나
원·달러 환율은 사흘 연속 올랐지만 상승폭은 엔·달러 환율에 비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14일에도 개장 초 한때 1018원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물에 막혀 불과 1원30전 오른 1013원50전에 마감됐다.
역외세력과 은행들은 세계적 달러 강세 흐름에 따라 움직이고 있지만 국내 수출업체들은 아직도 일정한 수준에 오르면 달러를 내다파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원화환율이 엔화환율 상승세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원·엔 환율은 올 들어 최저인 100엔당 926원대까지 밀린 상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엔과 유로 약세,달러 강세라는 세계적 흐름을 읽고 수출업체들이 달러 매도 시점을 약간만 늦추면 원화환율 상승세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관계자들도 3,4월과 달리 1010원대 매물벽이 점차 엷어지고 있어 원·달러 환율도 상승 추세로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동열·김용준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