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 '8월 대전'이 예고되고 있다. 비아그라 등 다국적 제약회사 3개 제품이 접전을 펼치고 있는 이 시장에 동아제약이 8월15일 광복절을 기해 국산 신약 '자이데나'(성분명 유데나필)를 내놓고 뛰어들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기존 3개 다국적 제약회사는 동아제약의 가세로 발기부전에 대한 관심이 증폭돼 지난해 640억원의 시장이 올해 10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욱이 발기부전을 갖고 있지만 치료에 나서지 않는 80%의 잠재수요가 실수요로 이어질 경우 5000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잠재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아제약은 14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8차 국제남성과학회에서 3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 회사는 "자이데나는 복용 후 30분 정도 지나서 효과를 나타내며 약효 지속시간이 100㎎은 12시간,200㎎은 24시간에 이른다"며 "요통 두통과 같은 부작용은 기존 약보다 현저히 줄었으며 약효시간이 너무 짧지도 길지도 않은 적당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토종 대 외산'의 대결구도를 소비자에게 부각시켜 국산구입을 유도하는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다국적 제약회사 가운데서는 바이엘코리아가 10억원이 넘는 마케팅 비용을 책정,가장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국내 치료제 시장에서 자사제품인 '레비트라'(바데나필)가 시장점유율 3위에 머물고 있는 데다 의약분업 이후 히트 전문의약품 부재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사실상 이 제품에 사활을 걸다시피하고 있다. 바이엘은 발기에 문제가 있어도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는 발기부전 환자들을 자사 제품인 레비트라의 고객으로 흡인하기 위해 이달부터 '엄지손가락 캠페인'이란 '비밀'마케팅 기법을 펼치고 있다. 발기부전을 앓고 있으면서 고민만 하는 사람들을 겨냥,고객이 병원을 찾아 엄지손가락을 세우거나 꺾어보여 '눈짓'을 보내면 의사들이 자연스럽게 상담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제품 컨셉트도 새롭게 단장했다. 기존 가장 강력한 약효와 발기강도로 여성파트너의 만족도가 높았다는 평범한 컨셉트를 '순간을 놓치면 후회하게 된다'며 신속한 발기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틀었다. 바이엘은 "레비트라는 최근 연구 결과 빠르면 복용 후 10분 이내에도 성관계가 가능한 것으로 관찰됐고 복용 후 이튿날까지도 경우에 따라 발기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내세우고 있다. 국내 2위인 한국릴리의 '시알리스'(타달라필)는 약효가 36시간 지속돼 발기부전 환자들이 새벽발기 기능을 되찾는 데 뛰어난 효과가 있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릴리는 시알리스와 비아그라를 복용한 국내환자 1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1%가 새벽발기를 경험했으며 특히 시알리스 복용환자는 이 비율이 99%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릴리는 국내 30∼40대 연령층으로부터 높은 선호를 받고 있고 동아제약 신약의 등장,비아그라 명성의 퇴조로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만큼 내년 하반기쯤 국내 1위를 석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1위인 한국화이자의 '비아그라'(실데나필)은 발기부전 치료제의 원조라는 막강한 브랜드 파워에 힘입어 현재 국내시장의 절반 이상을 석권하고 있다. 기존 고객의 제품에 대한 충성도도 높아 타제품으로 바꾸는 비율이 20%가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에는 노인 복용자의 시신경 혈류를 차단해 실명 위험이 있다는 연구보고가 나오는 등 후발제품으로부터 기존의 아성을 지키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