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도착이 임박한 14일 새벽 5시26분.인천국제공항 2번 출구 앞에는 대우자동차에서 생산한 흰색 누비라 차량이 서 있었다. 검찰이 준비한 이 누비라는 '세계를 누비는 우리의 차'라는 뜻으로 김 전 회장이 지난 97년 세계 경영의 의지를 다지는 의미에서 직접 이름을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회장과 누비라와의 재회는 '안티 김우중'을 외치며 거세게 밀려온 시위대로 인해 꼬이기 시작했다. 입국장에 들어서자마자 시위대에 밀리면서 김 회장은 신변 보호 차원에서 가장 가까이 대기해 있던 경찰 순찰차 옵티마에 태워졌다. 잠시 뒤 시위대가 던진 이물질에 뒷유리가 깨져 김 회장은 누비라로 옮겨 탈 기회가 있었으나 바로 뒤따라온 차량은 아반떼였다. 고속도로 갓길에서 아반떼로 갈아탄 김 회장은 끝내 누비라와 인연을 맺지 못한 채 대검찰청 청사에 도착,100명에 가까운 대우 맨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11층 조사실로 향했다. 정인설·차기현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