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산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증가 속도가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의 절반 수준에 불과,국내 증시의 저평가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증권선물거래소가 12월 결산 상장법인 중 36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0년 이후 거래소 상장법인 1주당 순자산 추이'에 따르면 종합주가지수는 2000년 말 504.62에서 지난 13일 현재 990.49로 96.28% 상승했다. 또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137조2000억원에서 278조4000억원으로 102.97% 늘었다. 그러나 주가를 1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PBR는 2000년 말 0.50배에서 13일 현재 0.75배로 50.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대형주의 주가 상승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와 시가총액은 빠르게 상승 또는 증가한 데 비해 전체 기업들의 평균 주식 가치 상승은 상대적으로 느리게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결과 PBR가 1 미만인 기업 비중은 2000년 말 91.94%에서 13일 현재 79.17%로 줄어들기는 했으나 여전히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업체별로는 에스원이 2000년 말 PBR가 1.42배에서 13일 현재 4.98배로 3.57배 증가해 PBR가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삼양식품 0.09배→4.49배,에쓰오일 1.15배→3.87배,신세계 0.70배→3.08배,한미약품 0.53배→2.69배 등이었다. SK텔레콤의 경우는 같은 기간 PBR가 3.78배에서 2.21배로 오히려 줄었다. PBR가 낮은 기업은 신풍제지(0.11배) 성안(0.12배) 삼영모방(0.15배) 등의 순이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PBR는 통상 1을 넘어야 하는데 국내 증시는 그렇지 못해 상당히 저평가 돼 있는 가운데 PBR 증가 속도마저 느려 주식 저평가가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