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싱가포르 정부로부터 PE(People Excellence Award.인적자원개발 최우수기관상) 상을 탄 뒤 직원들의 자부심이 높아지고 덩달아 생산성도 크게 올랐습니다." 다국적기업인 씨티그룹(Citigroup) 산하 싱가포르 아시아.태평양지역 현금거래관리본부(Regional Cash Process Management Unit Asia Pacific) 위위화 부사장의 평가다. PE상은 싱가포르 정부가 PD 인증(People Developer.인적자원개발 정부인증)을 받은 기업 중 1년에 2곳의 최우수 기관을 뽑아 주는 상.싱가포르 창이공항 인근의 탬파인스 애비뉴에 있는 이 회사의 직원 책상마다 PE 수상을 기념한 모형상패가 놓여 있다. 이 상을 자랑스러워한다는 증거다. 이 회사에선 매일 4만건, 380억달러 규모의 외환거래가 일어난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13개국에 진출한 씨티은행 간의 현금거래를 총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원 한 명만 실수해도 엄청난 금융비용을 치를 수 있다. 이같은 점을 감안,회사는 직원의 자질향상을 위해 전체 노동비용의 6%를 교육훈련비에 사용하고 있다. 인증 효과는 수치로 확인된다. 거래 1건당 처리비용은 1998년 5싱가포르달러에서 2003년 1.5싱가포르달러로 떨어졌다. 2000년만 해도 직원 1인당 처리 거래건수가 5691건이었지만 2002년에는 7685건으로 35% 증가했다. 이처럼 싱가포르의 인적자원개발 인증제는 정착단계에 들어섰다. 싱가포르는 1997년 지속적인 고성장을 위해선 인력자원에 대한 투자만이 살 길이라고 판단, 인증제를 도입했다. 2004년까지 1000여개 기업과 공공기관이 인증을 신청, 530곳이 인증을 받았다. 인증 효력기간은 3년. 현재까지 한번 인증을 받은 기업의 90%가 3년 뒤 재인증을 신청하고 있다. 인증업무를 주관하는 싱가포르 기술표준원(SPRING Singapore)의 로금이엔 원장은 "재인증 신청 기업이 많다는 것은 인증이 이익이 된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증 효과를 △임직원 사기 진작 △수익성 향상 △채용시장에서의 이미지 향상 △효율적인 교육훈련 시스템 수립 등으로 정리했다. 씨티그룹 이외에도 인증 효과를 톡톡히 본 기업은 많다. 1999년에 인증을 받은 리츠칼튼호텔 싱가포르는 직원들의 서비스 정신이 달라지면서 객실 1개당 매출이 99∼2002년 4년간 28.7% 증가했다. 또 전체 고객중 단골이 차지하는 비율이 36%로 동종 산업 평균보다 10%포인트가량 높다. 이는 전 세계 리츠칼튼호텔 중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하다. 싱가포르 외에도 영국과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 20여개국이 이같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영국은 1991년 세계 최초로 '인적자원개발조직 인증제'(IIP:Investors In People)를 시작, 인증을 받은 기업이 전체의 37%인 3만4000여개(2003년 현재)에 달한다. 영국 정부가 2002년 사업주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1%는 IIP가 직원 능력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답했고 74%는 IIP가 직접적인 금전적 이익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싱가포르=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