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 대결?'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11층 1113호 조사실. 김우중 전 대우 회장에 대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집중 조사가 이틀째 접어든 이날 김 회장을 사이에 두고 두 명의 법조인이 시간이 짧았지만 특별한 눈인사를 나눴다. 사건 분야별로 전담검사를 지정한 검찰은 대우의 분식회계와 불법대출,해외재산도피 등의 혐의와 관련해 전날 ㈜대우를 집중 조사한 데 이어 이날은 대우자동차와 대우중공업 대우전자 등 3개 계열사를 조사할 참이었다. 칼날을 빼든 쪽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조재연(曺宰涓·사시 35회) 검사. 방패를 든 다른 쪽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장의 조준형(趙俊炯·사시 29회) 변호사. 대우 분식회계 사건 재수사를 담당한 대검 중수부의 소장검사와 김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법률참모가 외나무 다리에서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이른바 '조(曺)-조(趙)' 전쟁인 셈이다. 검찰 주변에서 대우 재수사를 놓고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는 검사와 변호인 간의 닮은꼴 이력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조 검사는 SK그룹 분식회계 수사팀에서도 맹활약했던 경력을 인정받아 이번 수사팀에 발탁된 기업수사통. 그는 부산기계공고와 부산대 무기재료공학과를 나온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로 마약수사 등 '기술범죄' 수사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이에 맞선 조 변호사는 검사 출신으로 기업인 '밀착변론'과 유난히 인연이 깊다. 조 변호사는 김 회장의 베트남 거처에서부터 대검에 이르기까지 동행한 데 이어 현재는 김 회장이 묵고 있는 대검 11층 1113호 조사실 옆 방에 대기 중이다. 자잘한 수발은 물론 법률자문 수시제공이 그의 몫. 첫날 조사에도 여러 차례 조사실을 출입하며 자문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조 변호사는 대북송금 사건 수사 때도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과도 동행하는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했다. 조 변호사 역시 금오공고와 동아대 법대를 졸업,범(汎)이공계 출신으로 분류된다는 점. 특히 조 검사와 조 변호사는 부산 서울 인천지검 등 주요 일선 검찰청을 모두 거쳤다는 점도 순서만 다를 뿐 닮은 대목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