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개인의 해외 부동산및 골프장 회원권 등의 취득제한을 완화함에 따라 그동안 억눌렸던 투자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경기부진 속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못해 강남과 신도시 등지의 부동산에 쏠렸던 투기성 자금을 미국 캐나다 호주 등 해외로 다변화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주택투자의 경우 ‘2년 이상 해외거주’ 제한이 풀리지 않은데다 송금한도도 50만달러로 제한돼 어느 정도의 편·불법 현상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불법투자 양성화 등 선순환 기대 이남수 조흥은행 PB사업부 차장은 "외환관리법을 위반하면 다른 부분까지 세무조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규제를 어기면서까지 해외에 투자하는 사례는 많지 않았다"며 "이번 정부 조치로 해외 단독주택을 매입해달라는 의뢰가 급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해외 부동산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여행객을 통한 달러 분산 유출 △유학경비로 포장해 송금하기 △해외법인 설립 후 사업자금 송금하기 등의 불법 수단들이 주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2년 거주' 제한이 여전하기 때문에 편법이 동원될 가능성은 아직도 남아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2년 거주 제한을 풀지 않음으로써 실제로 '투자'를 허용한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며 "고객들이 해외 투자에 관심이 많지만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미국 호주 가장 관심 해외 부동산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은 유학생들이 많이 나가 있는 미국 서부지역이나 호주를 선호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중국 상하이나 베트남 등지에 대한 관심이 많았지만 각종 규제로 인해 주춤해진 상태다. 서울 대치동 대영부동산 관계자는 "올초까지 미국 등지의 40만~50만달러대의 주택을 사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꾸준히 늘었지만 최근 들어 문의가 뜸해졌다"며 "강남 30평형 아파트만 해도 10억원 가까이 되는데,물꼬만 터주면 해외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고객이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골프 회원권은'글쎄' 해외 골프장 회원권 취득 요건 완화 조치에 대해 골프회원권 시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강윤철 동아회원권거래소 부장은 "해외 회원권을 보유하더라도 항공이나 숙박 등을 자체 해결해야 하므로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게 낫다"며 "지금도 해외 회원권에 대한 법인의 수요는 어느 정도 있지만 개인의 수요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다만 외국 골프장을 국내에서 분양하려는 사업자들은 해외 회원권 취득 절차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줄어들었다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일본의 골프장을 인수한 한화국토개발의 김경수 홍보부장은 "일본 골프장 회원권의 일부를 국내에서 분양할 계획인데 이번 완화조치가 잠재고객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선 이번 완화조치를 계기로 현지 골프장 회원권을 중개하는 브로커들이 무리하게 회원권을 팔아치울 경우 사후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은구·조재길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