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브랜드 상품이 뜨고 있다. 지난해 3월 교육부가 산학협력법을 개정해 대학의 기업 활동을 허용한 후 전북대 경희대 순천향대 등 대학들이 자체 기술로 독자 브랜드의 햄 빵 화장품 등을 개발,판매하고 있다. 일부 대학들은 백화점에도 납품해 연간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전북대는 전북대햄이라는 학교기업을 만들어 햄을 생산,월 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동물자원학과에서 직접 납품 고기의 육질 검사를 하고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은 게 이 제품의 특징이다. 지난해 5월 롯데백화점 전주점에 납품한 전북대는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지역 코아백화점 하나로마트 등으로 판로를 넓혔다. 최영준 교수는 "주문이 많아 하루 80㎏인 생산량을 500㎏으로 늘리기 위해 최근 공장 증축공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전북대햄은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2억원)보다 5배 이상 많은 13억원으로 잡았다. 경희대와 대구한의대는 각각 건강보조식품,한방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경희대가 개발한 '경희대오가피한방대보원'은 수원캠퍼스 내 농장에서 재배된 오가피를 재료로 생산되고 있다. 홍삼과 십전대보탕 성분이 들어 있어 가격이 박스(60파우치)당 18만원으로 고가이다. 대구한의대는 녹차와 감나무잎 등을 재료로 매향이라는 한방화장품을 개발했다. 초창기엔 방문판매를 했으나 최근 시판으로 전환했다. 순천향대 중부대 백석대는 식품 관련 학과 중심으로 제과·제빵 사업에 뛰어들었다. '쉼마루'라는 빵을 만들고 있는 순천향대와 '행복한 아침'이라는 제과점을 운영 중인 중부대는 교내에서 영업하고 있으나 조만간 학교 밖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중부대 장경호 교수는 "3월 말부터 제과점 운영을 시작했는데 한 달 매출이 1000만원 가까이 된다"고 전했다. 백석대는 외식산업학과와 연계해 '백석만나베이커리'라는 브랜드로 제품을 판매 중이다. 이 밖에 부산대는 경량부품 금형가공업을,배재대는 옻칠제품 사업에 뛰어들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학교기업을 설립하지는 않았지만 경북대는 '경북대완전미''경북대청결미'라는 브랜드로 쌀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으며,경북과학대학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다양한 식음료를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4년제대학 학교기업협의회 회장인 김무성 교수(경희대)는 "수익도 수익이지만 소비자들로부터 품질을 인정받아 기쁘다"며 "대학들이 기업 마인드를 가지고 노력해 학교기업이 산학협력에 새로운 기폭제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