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6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6자 회담 복귀를 전제로 한 지원방안 등 대북 메시지를 전달했다. 6·15공동선언 5주년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 중인 정 장관은 이날 평양 서성동의 목란관에서 김 위원장이 주최한 환송만찬에 앞서 단독면담을 가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 면담에서 정 장관은 핵 포기시 체제안전을 보장하고 북·미 간 '보다 정상적인 관계'를 추진한다는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김 위원장에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반도 비핵화 선언의 준수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6자회담 복귀를 강조하고 북핵 문제가 해결 국면에 접어들 경우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대북 지원을 실시하겠다는 의사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면담은 당초 이날 오전으로 예정돼 있었지만 김 위원장이 환송 만찬을 개최하겠다고 일정변경을 요청,저녁으로 미뤄졌다. 이에 앞서 민간 대표단은 이날 오전 북측의 초청에 따라 만수대의사당을 찾아 김영남 위원장을 예방했다. 이 자리에는 백낙청 남측 준비위 상임대표와 박용길·법장 명예대표,한명숙·장영달·원희룡 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6·15 공동선언의 기치 아래 우리 민족끼리 이념을 최우선적인 지위에 올려놓고 이를 반대하는 시도를 배격해야 한다"고 민족공조를 강조했다. 특히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예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함이 없고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험담을 퍼붓는 등 미국이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 대표단은 오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덕흥벽화무덤과 강서세무덤 등 고구려 고분을,민간 대표단은 고(故) 김일성 주석 생가인 만경대와 만수대창작사 등을 각각 참관했다. 남북 정부 및 민간대표단은 오후에는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진행된 통일대축전 폐막식에 참가,4일간의 공식 행사를 마무리지었다. 남측 대표단은 17일 오전 10시 전세기편으로 인천공항에 돌아올 예정이다. /평양=공동취재단·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