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기술신보 '대위변제' 싸고 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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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이 바닥난 기술신용보증기금(기보)에 대한 자금 공급이 지연되면서 기보와 은행들이 대위변제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고 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기보가 보증을 선 기업이 부도가 났는데도 자금 부족으로 대위변제를 제때 하지 못하는 사례가 빈발하면서 반기 결산을 앞둔 일선 은행 지점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 은행 지점장은 "기보가 보증을 선 기업이 부도를 낼 경우 3개월이 지나면 대신 갚아줘야 하는데도 제대로 이행치 않고 있어 난감한 처지"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지점장도 "기보가 2∼3개월 전부터 대위변제를 제때 해주지 않다가 이달 들어선 1억∼2억원 등 소액만 해주고 5억원이 넘는 금액은 결제를 미루고 있다"며 "은행권 전체로 기보가 연체한 대위변제액이 1000억원이 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보는 "자금사정상 대위변제 시기를 가능한 한 늦추려고 한 적은 있지만 안해준 것은 한 건도 없다"며 "은행들의 불만이 커져 이날 각 영업점에 대위변제를 가능한 한 빨리 해주라고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기보는 지난 2001년 벤처기업들이 발행한 1조8000억원의 프라이머리 자산유동화증권(CBO)에 보증을 섰으나 발행 기업들의 부도로 작년에만 7525억원을 대신 물어줬다.
이에 따라 올해만 3500억원의 재원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그나마 이달 말이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는 은행들로 하여금 하반기 중 기보에 출연할 1400억원을 이달 말 조기 출연하고 신보에 출연할 돈을 기보에 출연하는 방법으로 기보의 자금난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할 이사장 자리가 장기 공석 상태여서 기보의 자금난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하영춘·장진모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