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KT와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사업에서 손잡은 데 이어 SK텔레콤과 디지털 홈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제휴를 맺는 등 한국 정보기술(IT)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인텔코리아는 16일 디지털 홈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SK텔레콤과 협력키로 합의하고 최근 콘텐츠 분야의 전략적 제휴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제휴에 따라 SK텔레콤의 유료 음악 서비스인 '멜론'과 인텔 플랫폼 기반의 디지털 홈 PC를 결합한 신개념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인 '멜론 홈 서비스'를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 서비스가 시작되면 '멜론'에서 제공하는 각종 음악 및 뮤직비디오 콘텐츠를 인텔의 디지털 홈 PC 시스템을 통해 TV 화면으로 보거나 오디오로 들을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그동안 인터넷과 휴대폰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던 '멜론' 서비스가 홈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한 단계 진보하는 셈"이라며 "또 홈 PC에서 내려받은 음악 콘텐츠를 MP3플레이어나 휴대폰 등으로 전송해 이동 중에도 즐길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양사의 공동사업은 음악에서 출발하지만 앞으로 영화나 게임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SK텔레콤이 자체적으로 영화 게임 등에서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폴 오텔리니 인텔 최고경영자(CEO)겸 사장은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디지털 홈 PC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중국 브라질 등 각국 주요 기업들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분야 협력을 다지고 있다"며 "앞으로 제휴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텔리니 사장은 이날 이용경 KT 사장과 만나 와이브로 사업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KT가 내년 4월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와이브로와 인텔이 주도하고 있는 '모바일 와이맥스' 기술 표준의 호환성을 높이는 게 제휴의 골자다. 인텔이 이처럼 한국 업체들과 잇딴 협력을 결의한 것은 디지털 홈과 무선 광대역통신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밀고 있기 때문이다. 무선 분야로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는 KT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발을 담근 SK텔레콤과 각각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오텔리니 사장은 "인텔은 진정한 디지털 홈과 무선 광대역통신 환경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KT SK텔레콤과의 협력으로 한국의 IT 글로벌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