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7일자) 증시 활성화를 위한 몇가지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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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가 1000선을 돌파하면서 다시 네 자리 지수 시대에 들어선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이런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져 투자자들의 자산을 증식시켜 주는 것은 물론 경제 활력 회복의 계기로 작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장세는 어려운 경제 여건을 극복하고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고 본다. 최근의 우리 경제 현실은 내수부진이 장기간 계속되는 가운데 유일한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마저 둔화 기미가 뚜렷한 형편이다. 게다가 성장잠재력마저 크게 하락하고 채권금리도 급등세로 돌아서는 등 증시에 우호적으로 볼 수 있는 변수는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그럼에도 주가 오름세가 이어지고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까지 갖게 하는 것은 증시 자체의 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양질(良質)의 자금이 몰려들고 기관투자가들의 영향력이 서서히 확대되고 있는 점이 무엇보다 긍정적이다. 250만개에 달하는 적립식 펀드를 통해 매달 유입되는 5000억원가량의 주식매수자금은 수요를 튼튼히 뒷받침하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이 5월 이후 1조8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적극적인 매매에 나선 것도 이에 크게 힘입은 것임은 물론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증시 향방은 결코 낙관하기 어렵다. 열악한 경제 여건도 그렇지만 고유가,북핵(北核) 문제 등 외부 요인마저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는 까닭이다. 때문에 정부는 안정적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도록 규제완화나 수수료인하 등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증시가 활성화되면 소비심리 호전 등으로 경제회복에 큰 도움을 주는데다 우리 상장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8배 안팎에 그쳐 중국(10.6배) 수준에도 미달할 정도로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특히 중요한 것은 20%에도 못미치는 기관투자가들의 주식보유비중이 대폭 늘어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이들의 증시버팀목 기능을 되살리는 일이다. 이는 국내증시를 떡주무르 듯하는 외국인들의 일방독주를 막고 전문지식이 부족한 일반투자자들의 투자 위험을 줄여주는 방법이기도 하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전국을 광풍(狂風)처럼 휩쓸고 있는 부동산투기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일이다. 자칫 이번에도 정부 대책이 미진해 부동(浮動)자금이 부동산으로만 몰려든다면 증시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물론 국가경제 운용에도 엄청난 부담을 주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