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들이 블록세일(block sale)을 통해 코스닥 알짜주 사냥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들이 블록세일을 통해 매수한 종목들은 '유동성 증가'와 '외국인 선호주'라는 프리미엄까지 추가돼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적이 좋은 업체 중 대주주 지분이 많고 유통 주식이 적어 저평가된 종목들이 이들의 타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블록세일로 알짜주 매입 16일 장 개시 전 외국인은 여성정장 제조업체인 오브제 주식 20만주(3.65%)를 대주주로부터 사들였다. 대주주 지분은 60.46%에서 56.80%로 낮아졌다. 유동성 부족이라는 걸림돌이 해소됨에 따라 이날 주가도 10.0%나 올랐고,거래량도 올 들어 최고인 42만주를 웃돌았다. 하루 전에 17만여주(3.22%)를 사들인 외국인들이 이날 20만6000주(3.76%)를 추가 매수해 지분율을 단숨에 7%선으로 끌어올렸다. 오브제 김덕영 이사는 외국인들의 매수 이유로 올 실적이 호전되는 데다 내년까지 순이익의 30%를 확정 배당하는 점 등을 꼽았다. 광전송 장비업체인 코위버의 경우 외국인이 지난 15일 장마감 후 일반법인으로부터 약 16만주(3.43%)를 매입했다. 세종증권은 이날 코위버에 대해 "올해 실적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지만 주가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또 지난 13일 시간외 거래를 통해 개인투자자로부터 유비스타 지분 1.18%(20만주)를 사들였다. 앞서 지난달 말 휴대폰부품 업체인 서울반도체도 블록세일로 유동성을 대폭 보강했다. 시간외 거래를 통해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보유주식 70만주(7%)를 주당 2만8700원에 외국계 펀드로 넘겼다.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46%로 낮아졌다. ◆유동성 증가가 주가 재료 최근 외국인들이 시간외 대량 매수하는 종목들은 저평가된 실적 우량주라는 것이 공통점이다. 외국인의 물량 보유로 거래 '가뭄'에서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대주주 지분이 높은 회사의 경우 블록세일을 통해 지분을 처분하면 유동성 증가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외국인 지분 증가도 중장기적인 호재로 꼽힌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실적과 재무구조 등 펀더멘털이 좋은 데도 거래량이 부족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기업이 관심을 끌고 있다"며 "이들 기업은 수급 여건만 좋아지면 주가가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 [ '블록세일'이란 ] 가격과 물량을 미리 정해 놓고 특정 주체에게 일정 지분을 묶어 일괄 매각하는 것으로 '대량매매(블록 트레이딩)'라고도 한다. 시간외 대량매매,장중 대량매매,신고 대량매매 등이 있으며 모두 5000주 이상 거래에 적용된다. 시간외 대량매매는 장 개시 전이나 장마감 후 거래하는 방식이다. 가격은 당일 제한폭 범위 내에서 결정되며 증권선물거래소에 별도의 대량거래시스템을 통해 주문을 내면 된다. 장중 대량매매는 장중에 당일 형성된 가격 범위 내에서 거래하는 방식이다. 대량거래시스템을 통해 주문해야 한다. 신고 대량매매는 가격 협상이 불가능한 시초가나 종가로 매매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