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8개월 동안의 해외도피 생활을 끝내고 지난 14일 새벽 귀국한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이 귀국 사흘째인 16일 저녁 8시께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됐다. 김 회장에게는 형사소송법 상에 열거된 구속사유가 대부분 적용됐다.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중앙지법은 특히 "재판받았던 공범(대우 임원)들을 지휘한 점을 감안할 때 더 중한 처벌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혀 김 회장이 향후 재판에서 험로를 걸을 가능성을 예고했다. 김 회장은 지난 95년과 96년 두 차례 불구속 기소된 적은 있지만 교도소에 수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회장은 당초 예상과 달리 구치소 내 병사동이 아닌 일반사동 독방에 기거하면서 대검 조사실로 오가며 '출퇴근' 조사를 받게 된다. 김 회장이 "병사동으로 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데 따른 조치다. 독방은 1.36평 규모며 TV와 선풍기가 비치돼 있다. 김 회장에 대한 구속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검찰은 일단 기소시한인 내달 5일까지는 41조원 분식회계와 9조8000여억원의 불법대출,200억달러(당시 환율로 약 25조원)의 외화밀반출 등 기존 범죄혐의를 일일이 확인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할 예정이다. 대우그룹의 해외자금 창구였던 BFC(British Finance Center)를 통해 비자금이 정·관계로 흘러들어 갔는지 여부에도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검찰은 특히 김 회장의 출국배경을 둘러싼 의혹도 추가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 회장이 '채권단과 임직원의 권유로 출국하게 됐다'고 밝힌 데 대해 "김 회장이 귀국하자마자 가볍게 물어봤다"며 "(DJ가 나가라고 했다는 등)의혹이 일고 있는 만큼 추가적으로 조사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외유비용과 관련해 검찰은 "최근 3년 동안 프랑스 로인더스트리사에 경영자문을 해주면서 연봉으로 20만유로(2억원가량)를 받아 사용했다"는 김 회장의 말을 전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