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상승장에서도 장기 횡보하며 별다른 주가 움직임이 없던 두산이 이달 들어 강세다. 최근 3주간 주가상승률은 10%를 웃돈다. 경기 회복과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산은 음식료업종에 속해 있지만 전자 상사 출판 등 다양한 사업부문을 갖춰 매출이 2조원을 오르내리는 대형사다. 하지만 복잡한 사업구조 자체가 경영투명성 부족으로 비쳐지며 회사 규모에 비해 투자자들의 관심은 덜한 편이다. 이에 따라 주가도 작년 9월부터 10개월 가까이 1만~1만2000원대를 장기횡보하고 있다. 경기에 민감한 사업이 많기 때문에 예상보다 느린 경기회복 속도도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왔다는 평가다. 하지만 최근 구조조정이 탄력을 받으면서 잠재 부실요인이 제거되고 있고,차입금이 감소하는 등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두산은 적자가 지속되던 KFC 버거킹 등 외식사업을 지난해 말 별도법인(C&H)으로 분사시켰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2003년 말 254%에서 2004년 말엔 225%로 개선됐다. 여전히 1조4000억원에 달하는 과도한 순차입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올해도 추가적인 구조조정으로 재무구조 개선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황찬 SK증권 연구원은 "진로 인수가 무산되긴 했지만 두산은 올해도 핵심사업 위주의 구조재편을 추진하고 있다"며 "추가 조정이 이뤄질 경우 차입금 감소와 투명성 확보가 동시에 진행돼 주가 상승의 걸림돌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부진한 실적은 여전히 골칫거리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8% 줄었다. 올해 전체로는 5%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익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황 연구원은 "외식사업 분사로 영업이익이 10%가량 늘어나고,당기순이익도 지난해 418억원 적자에서 올해는 160억원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경기가 회복세를 탈 경우 실적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는 데다 하반기에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기대되기 때문에 주가가 장기횡보하고 있는 지금이 저가 매수의 기회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