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 투자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금융상품 중 하나가 적립식펀드다.


매달 일정액을 불입,주식을 사는 적립식펀드 계좌수는 벌써 250만개를 넘어섰다.


하지만 펀드 가입이 많아졌지만 투자자들로선 궁금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내가 붓고 있는 적립식펀드는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투자방법은 뭔지,언제 돈을 찾는 게 가장 좋은지 등등….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디펜던스 주식형펀드'에 매달 일정액을 투자하고 있는 권정숙씨(33)와 김숙경씨(28)가 지난 17일 이 회사의 구재상 사장(41)을 만났다. 지난 2001년 2월에 설정된 '인디펜던스 주식형펀드'는 4300억원 규모로 누적수익률이 244%인 대표 펀드 중 하나다.


◆김숙경씨=사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3개 펀드에 매달 90만원을 적립식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은행 적금은 하지 않고 여윳돈은 모두 주식형펀드에 투자하고 있죠. 그런데 제가 매달 불입하는 돈이 어떻게 투자되는지 항상 궁금했어요.


◆구 사장=고객의 돈은 펀드매니저들이 펀드성격에 맞춰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합니다. 최근에는 매니저의 개인적 판단에 따른 투자실패를 줄이기 위해 팀제를 도입,공동 운용시스템을 구축하는 추세죠. 투자할 수 있는 종목도 '유니버스'라고 해서 저평가 우량주로 제한해 놓고 있어요. 매니저들은 주식매매를 하고 남는 시간엔 기업탐방이나 애널리스트 보고서 분석 등을 통해 저평가 유망종목을 발굴합니다.


◆김씨=목돈을 한꺼번에 넣는 일반 거치식펀드와 적립식펀드 간 운용의 차이가 있나요.


◆구 사장=일반화하기는 힘들어요. 한개 펀드라도 거치식과 적립식 투자가 모두 가능한 상품도 많거든요. 다만 적립식 전용 펀드나 만기가 10~20년의 초장기인 어린이펀드 등은 다른 펀드에 비해 운용 스타일이 약간 차이가 나긴 합니다. 좀더 보수적으로 운용된다고 할까요. 단기적 재료주를 공략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실적이 좋아지고 배당이 높은 주식을 보다 선호하죠.


◆권정숙씨=얼마 전 난 지 석달된 아들을 위해 어린이 적립식펀드에 가입했어요. 10년 넘게 투자할 생각인 데 이렇게 장기간 투자해도 안심해도 되는지요.


◆구 사장=펀드 고객 돈은 우리 운용사로 직접 들어오는 것이 아니란 점을 말해두고 싶습니다. 고객 돈과 이 돈으로 매수한 주식과 채권 등은 수탁회사라고 불리는 은행에 보관됩니다. 운용사는 수탁회사에 주식을 사거나 팔라는 지시를 내릴 뿐이죠. 최악의 경우 운용사가 부도가 나더라도 고객 돈은 안전하게 보관됩니다.


◆권씨=그럼 아무 운용사의 상품에 넣어도 된다는 건가요.


◆구 사장=물론 아닙니다. 적립식 투자는 어떤 운용사 펀드를 택했느냐에 따라 투자성과는 천차만별입니다. 과거 매년 일정하게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던 운용사와 펀드를 고르는 게 좋습니다.


◆김씨=여유가 생기면 적립식투자를 늘릴 계획입니다. 지금 가입 중인 펀드 불입금을 늘리는 게 좋을지,새로운 펀드에 추가 가입하는 게 좋을지 모르겠어요.


◆구 사장=같은 주식형펀드라도 투자 스타일에 따라 여러 유형이 있어요. 일반 성장형펀드는 물론 중소형주펀드 코스닥펀드 가치주펀드 혼합형펀드(주식+채권) 해외펀드 등 등으로 세분화됐죠. 적립식 투자를 늘리실 때는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현재 가입 중인 펀드 불입자금을 늘리기보다는 투자 스타일이 다른 펀드에 추가 가입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권씨=종합주가지수가 다시 1000을 넘었어요. 투자 스타일이 다양하다지만 지금 주식형상품에 신규 가입해도 될까요.


◆구 사장=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국내 증시에 근본적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연·기금이 주식비중을 늘리고 적립식펀드와 변액보험이 인기를 끌면서 신규 자금이 속속 증시로 들어오는 추세입니다. 내년에는 퇴직연금이 도입됩니다. 요즘 국내 기관투자가의 힘이 무척 세져 증시 변동성도 줄고 있어요. 일시적으로는 조정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상승 추세를 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권씨=적립식펀드의 최대 장점은 주가 하락기 펀드 매입단가를 낮추는 이른바 '코스트 애버리지' 효과라고 하던 데요. 증시가 상승만하면 적립식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건 아닐까요.


◆구 사장=꼭 그렇다고 얘기할 수 없어요. 지난 3월 1000선을 넘었던 종합주가지수는 4월 말 900선 초반까지 조정받았고,이후 다시 1000선을 회복했어요. 길게 보면 상승하지만 그 과정에는 지수는 등락을 거듭하기 때문에 코스트 애버리지 효과를 볼 수 있죠.


◆김씨=그렇다면 적립식펀드 목표수익률은 어느 정도 잡아야 하나요.


◆구 사장=투자자마다 다를 겁니다. 또 증시 상황에 따라 원금손실이 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대로 국내 증시가 장기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3년 이상 장기투자한다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겁니다.


◆권씨=언제쯤 적립식펀드를 환매해야 하나요.


◆구 사장=가입때 일단 만기를 정해 놓습니다. 하지만 적립식펀드는 만기가 별 의미가 없습니다. 만기의 탄력적인 조정이 필요합니다. 펀드에서 돈을 찾으려고 할 때 주가 하락기라면 1년 정도라도 환매시점을 연기하는 게 좋습니다. 반대로 만기 전이라도 자신이 세워둔 목표 수익률에 도달했다면 환매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정리=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